글
마녀 사냥 : 날씨가 가져온 비극 by MBC 서프라이즈 사건편
MBC 서프라이즈 사건편 P66
에 있는 내용입니다.
이 책들과 함께 보면 됩니다.
마녀 사냥 : 날씨가 가져온 비극
중세 시대 유럽 전역에서 마녀 사냥이 횡행했다. 사람들은 수상한 행동을 하거나 몸에 이상한 흉터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여인들을 마녀로 몰아 재판관에게 고바랬다. 고발된 여인들은 곧바로 마녀 재판에 회부됐고, 악마와 내통했다는 죄목으로 무자비한 고문을 받다가 화형 또는 교수형에 처해졌다.
마녀사냥이 처음 시작된 것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1486년 로마의 교황 인노첸시오 8세는 한 권의 책을 받게 된다. 도미니크회의 신부 요하네스와 하인리히가 쓴 <마녀의 망치>에는 마녀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를 본 교황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로마 교황청은 십자군 전쟁의 실패로 권위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었기에 교황은 이 책을 근거로 교회에 대항하는 이단자들을 마녀로 몰아 처벌함으로써 교황청의 위상을 높이려 한 것이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400여년 동안 마녀로 몰려 희생된 사람의 수는 무려 50만명에 달했다. 16세기까지는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17세기 유럽 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절정을 이뤘다.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 시기에 집중됐는데 왜 하필 17세기였을까?
2010년 중세의 마녀 사냥을 연구하던 독일 자를란트 대학의 역사학자 볼프강 베링어 교수는 날씨에서 답을 찾았다. 당시 유럽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인 13도보다 기온이 2도나 낮은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7도를 넘지 않아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했고, 그마저도 수확 전에 냉해를 입기 일쑤였다. 템즈강의 경우 완전히 결빙된 것이 26차례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17세기에 발생했으며, 영국 해협에는 폭 5km의 얼음띠가 생성되어 선박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 추위가 절정에 이르렀던 17세기 중반에 태양의 흑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태양의 활동량과 정비례하는 태양 흑점의 개수가 줄었다는 것은 태양의 활동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로 추운 날씨가 계속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온의 하강은 기상 이변으로 이어졌다. 낮은 기온에 홍수와 우박, 돌풍이 계속됐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게 된다.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아 평균 키가 100년 전에 비해 2cm나 줄었으며 여기에 비위생적인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발진티푸스, 장티푸스 같은 각종 질병에 노출된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황폐해져만 갔다.
굶주린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풍족하게 지내는 부자들을 점점 질시하게 됐다. 그들은 부자들의 식량을 나눠 갖길 원했고, 그 방법으로 마녀 사냥을 이용했다. 그리하여 추운 날씨를 마녀의 탓으로 돌리고 이에 무관한 여인들을 마녀로 몰았다. 마녀로 고발된 여인들은 대부분 돈 많은 미망인이었다. 여인이 부자면 부자일수록 더 많은 식량을 약탈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녀사냥은 유럽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당시 마녀를 재판했던 이들은 교황청 소속의 재판관이었지만 이들은 사람들의 광기 어린 마녀사냥을 묵인했다. 돈 때문이었다. 재판관들은 마녀로 몰린 여인의 재산과 토지를 몰수했고 이는 고스란히 교황에게 전달됐다. 희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교황청은 더 많은 마녀를 만들어 내길 원했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재판이 열려야만 했다. 때문에 원래는 종교 재판소에서만 이뤄지던 마녀재판을 마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곳곳에 재판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서민들과 교황청의 이해관계 속에 마녀 사냥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고, 수십 만의 여인들이 비극적인 현실 앞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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