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뿌리 뽑는 작업처럼 끈기있게 하세용~

Realize 2021. 2. 11. 23:37

여기다 시오.

이 나무 밑동을 파내는게 네 일이다.

쪼끄마니까 이 정도라면 가능하겠지...?

아직도 뿌리가...?

이렇게 작은데...

어디까지 뿌리가 있는거야...?

오오 열심히 하는군.

힘으로만 밀어붙이면 안되지.

톱은 쓰다가 다치면 안되니까 사용법부터 배워둬.

지면에 꼳은 후 지레의 원리로 파내는 거다.

이 정도 뿌리면 가래로도 자를 수 있겠지.

밥이다 부족하면 말하라고.

이런 밑동이나 파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그래... 분명 의미도 없는 일을 시켜서 긴 귀를 옆에 안두려고 하는거야...!

세드나 씨와 만낙도 나서 뭔가 달라졌다고 조금 생각했어...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

굉장한건 사서 씨고...

난 그저 무리하다가 도움받았을 뿐이고...

긴 귀인 그대로...

윽! 아파...

안왔는데? 저 녀석.

도망쳤나.

맘대로 하라고 해.

그만두고 싶다면 그만두면 돼.

일은 억지로 시켜서 하는게 아니야. 알잖아?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난 주인공이 난관에 맞선 뒤의 결말을 보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은 페이지를 넘겨야겠지.

분명 바람이 불어서 책의 페이지를 넘겨주는 일 따윈 이제 없어.

스스로의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지 않으면 내 이야기는 계속되지 않아!

저녀석...

저기... 끝났는데요...

......

난 너 같은 녀석이 제일 싫어.

겉보기에 어쨌느니 그런 시답잖은 걸로 고개나 숙이고 걸어다니고

뒤에서 발로 차여도 대꾸조차 못해.

그런 맥아리 없는 녀석은 쓸모없는게 당연하지...

하지만, 어때!

내 눈이 잘못됐나 보구만!

뿌리를 뽑는다는 작업은 아무튼 무식하고 괴로운 작업이다.

하지만 길을 개척하기 위해선 빠져선 안될 중요한 일이지.

네겐 길을 개척할 힘이 있다!

부디 함께 일해다오!

여기 들어올 땐 모두 하는거야.

다무 씨, 너무 작은 밑동 준거 아냐?

시꺼 무모한 일을 시키면 시험이 아니잖아!

괘... 괜찮아...? 나 긴 귀인데...

뭐? 착각하지 마라. 우리가 성직자도 아닌데

일자리에선 필요한게 학교와는 달랐을 뿐이다!

여기선 몸뚱이가 어찌 됐든!

어른이든 어린이든!

남자도 여자도 관계없어!

난 열심히 하는지 아닌지로 사람을 구별한다!

그저 그뿐이다!!

시오! 네가 무언가에 열중하는 한! 우리 동료다!!

잘 부탁해 시오!

잘 부탁해~!

잘 부탁해!

이날 소년은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어째서 기쁠 때 이야기속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는지를...

내가 개척해온 길이

내가 써 내려간 추억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지금 내 등을 받쳐 주고 있다고...!!

- 도서관의 대마술사 9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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