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티아의 본성과 행적 by 그리스 신화 1 신의 시대

Realize 2024. 3. 29. 13:41

 

그리스 신화 1 신의 시대 p153

 

잊을만 하면 올라오는 헤스티아 시리즈ㅎㅎㅎ

 

 

헤스티아의 본성과 행적

 

위대한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오직 헤스티아만이 전쟁이나 분쟁에 한 번도 끼어들지 않았다. 이는 헤스티아의 영광이다. 헤스티아는 여기에 더해 아르테미스와 아테나같이, 신들이나 티탄 신족 등의 욕정적인 구애에 한사코 저항했다. 크로노스가 쫓겨난 뒤 포세이돈과 아폴론이 경쟁적으로 구애에 나섰지만, 그녀는 제우스 곁에서 영원히 처녀로 남겠다고 맹세했다. 제우스는 이에 대한 상으로 앞으로 모든 공적 희생 제의에서 첫 번째 제물은 헤스티아의 몫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녀가 올림포스의 평화를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프리아포스가 술에 취해 신들이 참석한 잔치에서 헤스티아를 겁탈하려 했다. 모두가 실컷 먹고 잠들어 있을 때였다. 그런데 당나귀 한 마리가 크게 울어 헤스티아를 깨웠고, 프리아포스가 자기 다리를 벌리려 하는 것을 알고 비명을 질렀다. 프리아포스는 겁을 먹고 허둥지둥 달아났다.

 

헤스티아는 '화로의 여신'이다. 모든 가정집 또는 시청에서 그녀의 보호를 바라며 도망쳐 온 탄원자들을 보호한다. 세상 모두가 헤스티아를 공경한다.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가장 온화하고 가장 공저하며 가장 너그러울 뿐 아니라, 집 짓는 법도 발명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불은 너무도 신성했다. 혹시 사고나 애도의 표시로 화로가 식었다면, 불 바퀴의 도움을 받아 새로 불을 지폈다.

 

 

그리스인의 삶의 중심은 가정의 화로였다. 가정이 국가보다 부차적인 것이었던 스파르테에서도 그러했다. 화로는 희생 제의의 제단이기도 했다. 따라서 수호하는 헤스티아 여신은 개인의 안전과 행복, 신성한 환대의 의무를 대변했다. 포세이돈과 아폴론 신으로부터 결혼 제의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델포이에서 이들 세 신이 합동으로 숭배를 받았다는 것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프리아포스의 겁탈 시도는, 사적 및 공적 화로의 보호를 받는 여성 손님을 푸대접하는 것을 신성모독이라고 일화 형식으로 경고한 것이다. 색정의 상징인 당나귀조차, 프리아포스의 행동은 어리석은 범죄라고 선언하고 있다.

 

'위대한 여신'을 나타내는 태고의 상징적인 흰색 성상이 동부 지중해 전역에서 발견되는데, 불타는 숯 무더기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흰 재를 덮어 불을 살려두며, 가장 아늑하면서도 경제적인 고대의 난방법이다. 또 연기나 불길이 없어 자연스럽게 가족이나 씨족이 모여드는 중심이 됐다. 델포이에서 숯 무더기는 야외 사용을 위해 석회석으로 바뀌었고, 배꼽 모양의 돌기를 뜻하는 옴팔로스가 됐다. 이는 그리스 도기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며, 세상의 중심이라는 곳을 표시한다. 이 신성한 물체는 폐허가 된 전당에 지금도 남아 있으며, '어머니 대지'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높이가 28cm에, 폭은 39cm에 이른다. 큰 방을 데우는 데 필요한 숯 무더기의 크기와 모양도 이 정도이다. 고전기에 델포이의 여사제 퓌티아에게는 남자 사제가 조수로 있었다. 조수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보리, 대마, 월계수를 기름 등잔에 태워 무녀를 무아지경에 빠지도록 돕고, 무녀가 그 상태에서 한 말을 통역했다. 하지만 보리, 대마, 월계수는 예전에 숯 무더기의 뜨거운 재 위에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게 마약성 연기를 만드는 데 더 간단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삼각형이나 나뭇잎 모양의 돌이나 점토로 만든 국자가 크레타 섬과 뮈케니아의 전당에서 수없이 발견됐다. 일부는 높은 열에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다. 아마도 신성한 불을 돌보는 데 쓴 것 같다. 숯 무더기는 때로 둥글고 다리가 세 개 달린 커다란 점토 그릇에 담아 불을 피웠다. 이런 점토 그릇은 펠로폰네소스 반도, 크레타 섬, 델로스 섬에서 두루 발굴됐다. 이들 가운데 크롯소스 부긋 자페르 파푸라의 무덤에 있는 것은 그 위에 숯이 쌓여 있는 채로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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