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을 때부터 사람을 구별하기 힘들었다.

 

그 남자는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해요.

​

?

구별하지 못한다는 말은 뭐야?

​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이나 입의 형태는 아는데 전부다 인식하지 못하고

전부 똑같은 얼굴로 보인다고 합니다.

​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을 구별하기 힘들었다.

유모와 어머니는커녕 남녀의 구별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질려 불륜상대의 곁을 다니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되찾기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명문가의 장자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바둑과 장기에 빠져들어

분방하게 살아갈 수가 있었다.

​

얼굴이 아니라 목소리나 행동 체격으로 사람을 기억하는거야

뭔가랑 끼워맞춰봐도 좋겠어

너라면 장기가 좋겠군

​

유일하게 나를 이해해주신 우수한 숙부님 덕분에

점점 인간의 얼굴이 장기말로 보이기 시작했다

숙부님이 차(용왕말)로 보였을 때

역시 우수한 남자라는 것을 재호가인할 수 있었다.

​

성장하고 나서는 무예의 재능이 없는데

가문 덕분에 갑자기 수장을 맡았다.

나 자신은 약해도 부하를 낭비없이 사용하면 돈이 들어온다

사람을 장기말로 쓰는 장기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유희임에 틀림없겠다.

​

​

- 약사의 혼잣말 37, 39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