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영혼에 대해서, 영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by 3명의 사기꾼

3명의 사기꾼 p147
에 있는 내용이에용~
제 19장 영혼에 대하여
영혼이란 천국이나 지옥보다 취급하기가 훨씬 더 섬세한 무엇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선 이 문제를 보다 길게 붙잡고 이야기하는게 적절할 것이다.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기에 앞서 우리는 고대 철학자들이 영혼에 관해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다음 이를 보다 손쉽게 파악하기 위해 몇 마디 설명으로 간추리도록 하겠다.
혹자는 영혼이란 정신 혹은 비물질적인 어떤 실체라고 표현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신성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누구는 이것이 지극히 섬세한 공기라고 했고, 누구는 더운 바람이라고도 했다. 불이라고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과 불의 혼합물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저들이 원자들의 우연한 결합체라고 하면, 이들은 사람이 죽으면 곧장 증발하거나 사라지고 말 미세한 요소들의 혼합물이라고 했다. 신체의 모든 부분들 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는 혈액의 극히 섬세한 구성물질 속에 내재되어 있어, 뇌 속에서 그 고유한 실체가 추출된 뒤 각 신경계를 통해 뻗어나간다는 설도 있었다. 이 같은 설에 의하면, 영혼이 생성되는 장소가 곧 심장이며, 뇌란 영혼이 가장 고귀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소인 셈이다. 혈액의 보다 투박한 구성요소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완전 정제되는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로부터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상이 바로 고대 철학자들이 영혼에 대해 품고 있었던 중요한 생각들이다. 이제 그것들을 보다 뇌리에 와닿게 하기 위해 유형의 것과 무형의 것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은 영혼이란 무형적이라고, 즉 일정한 몸체의 도움 없이 존재할 수 있고 저 혼자 이동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고 했다. 아울러 동물들 각각이 가진 모든 영혼들은 이 세상 전체의 영혼을 구성하는 부분들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부분들은 형체가 없으며 사멸하지도 않고, 그것이 모여 이루는 세계의 총체적 영혼과 본질적으로 똑같다는 주장이었다. 마치 하나의 큰 불길에서 수많은 불꽃들을 분리해낸다 해도 그 화염의 본질은 동일하듯이 말이다.
이들 철학자는, 알고 보면 언제나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움직임의 근원이 됨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비물질적인 실체로부터 온 우주가 생명을 부여받는다고 믿었다. 물론 그 실체야말로 그를 구성하는 모든 영혼들의 원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혼이라는 것들은 워낙 순수한데다 형체를 무한정 초월하기에 직접적으로 육체와 결합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다만 아주 어렴풋한 형체부터 시작해 조금씩 투박한 형체를 거치는 식으로 계속해서 구체화되어가다가, 마치 지하 감옥이나 무덤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처럼, 급기야는 동물의 감각적인 몸뚱어리와 결합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혼의 죽음이 곧 육체의 삶이 되는 셈이며, 그 안에서 영혼은 마치 매장되듯이 하고 있어, 자신의 가장 고귀한 기능을 극히 미약하게밖에는 발휘할 수가 없다. 반대로 육체의 죽음은 영혼의 삶이 되는데, 이때 영혼은 자신의 감옥으로부터 탈출해 물질을 벗어버림으로써 처음 생겨났던 세계의 영혼과 결합한다. 결국 이와 같은 생각을 따를 경우, 동물의 모든 영혼들은 동일한 본질을 가지며, 그 기능이 제각각인 것은 각자가 취하고 있는 육체의 서로 다름에서 기인하는 것이 된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의 영혼 말고도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보편적 이성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 이성이 보기에 마치 눈에 대한 빛의 존재와도 같은 것이다. 즉 빛이 모든 사물을 보이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편적 이성은 사물들을 인지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이 철학자는 만물의 원리로서 4개의 원소를 설정하는데, 그중 어떤 원소에 영혼이 작용하는지는 도저히 밝혀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 5번째의 원소가 따로 있어 그로부터 영혼이 비롯된다는 주장을 펼치게 된다. 그는 이 5번째 원소에 그 어떤 명칭도 부여한 바가 없다. 다만 영혼에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해서, 영원히 움직이는 힘 혹은 지속적인 운동 자체를 의미하게 했다. 그는 영혼이란 우리를 살아가게 만들고, 느끼게 해주며, 이해하고, 움직이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영혼의 고귀한 기능들을 담당하는 원리가 무엇인지, 영혼들이 유래한 근원이란 과연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으므로, 영혼의 본질을 둘러싼 우리의 의혹들은 밝히기엔 한계가 있다.
디케아르쿠스와 아스클레피아데스, 그리고 갈레노스도 위에서 언급한 양상과는 다르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형체를 갖지 않은 영혼을 믿었다. 요컨대 그들은, 영혼이란 육체의 모든 부분들이 조화를 이룬 상태에 다름 아니라고 말했다. 즉 온갖 정신과 기분들, 각 부분별 기질과 요소들의 정확한 융합으로부터 이끌어져 나오는 것이 영혼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건강이 비록 육체 안에 깃든 것이지만 건강한 육체의 어느 일부가 아니듯이, 영혼 역시 동물 속에 내재하지만 그 때문에 동물 신체의 일부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신체 모든 부분들의 적절한 상호조화가 영혼이라는 논지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저자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반된 원리에 입각해서 무형의 영혼을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영혼이 육체는 아니되 육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그 무엇이라는 말은 곧 그것이 지극히 육체적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육체적이라는 표현은 꼭 육체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물질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모든 형태와 현상에 두루 해당하는 것이다.
이상 열거한 사람들은 모두 무형적이고 비물질적인 영혼을 믿는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보다시피 그들 사이에서 이렇게 할 일치점을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그들의 주장은 그리 실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영혼이란 몸이다'라고 가르친 사람들을 만나볼 차례이다.
디오게네스는 영혼이 공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호흡의 필요성은 바로 그로부터 나온다고 믿었다. 그는 영혼이란 입을 통해 넘나드는 공기이며, 허파의 운동으로 심장에 보내져 데워진 다음, 거기로부터 신체 구석구석으로 분산된다고 했다.
스토아학파를 창시한 제논은 영혼과 정신이 하나의 불이라고 믿었다.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 역시 제논의 뒤를 이어 영혼이란 불이라고 했다. 다만 이에 덧붙이기를, 불과 마찬가지로 영혼도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몸 속 구석구석까지 쉽게 침투해 몸 전체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영혼이 물과 불의 혼합물이라고 했고, 엠페도클레스는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에피쿠로스도 데모크리토스와 마찬가지로 영혼이 불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다만 덧붙이기를, 그 구성물 속에 수증기와 더불어 공기와 개입하고, 그밖에도 아직 이름은 없지만, 감정의 원리가 되는 또 다른 물질이 들어간다고 했다. 이와 같은 4가지 서로 다른 원소로부터 아주 섬세한 정신이 만들어져서 신체 각 부분으로 퍼져나가는데, 이를 두고 영혼이라 불러 마땅하다는 얘기이다.
철학가이자 음악가였던 아리스토크세노스는 영혼이란 신체의 각 부분들이 어우러지는 조화이거나, 사람의 다양한 목소리와 악기들이 일궈내는 일종의 화음과도 같다고 했다.
이상의 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영혼이 육체와 더불어 성하고 쇠한다는 것이었다. 즉 어린 시절의 영혼은 나약하고, 나이에 힘이 오를수록 활발해지며, 노년에 접어들어서는 노망이 들기 마련이다. 취기 속에서 영혼은 어리석어지고, 병중에는 기진맥진한 상태에 빠진다는 얘기다. 이들은 영혼이 육체적이라는 발상을 넘어, 대체로 페레키데스 이전에 살았던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죽는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키케로에 따르면, 크세노크라테스는 영혼의 존재를 부정했다고 했다. 또한 디케아르쿠스는 페레라테스라는 한 노인의 입을 통해, 영혼이란 아무것도 아니며 그저 하나의 공허한 이름일 뿐 아무 의미도 없다고 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그 안에는 정신도 영혼도 없다는 얘기이다. 우리로 하여금 행동하고 사고하게 만드는 힘이란 결국 모든 살아 있는 것들 속에 똑같이 존재하며, 육체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육체 그 자체에 다름 아니되, 자연이 부여한 각각의 체질에 따라 존속하도록 살짝 변형이 가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데카르트 선생은, 참 민망스럽지만, 영혼이란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내가 '민망스럽지만'이라고 한 건, 이 문제에 관한 한 세상 어느 철학자도 이 대단한 인물만큼 서툰 사고력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혼의 비물질성을 증명하기 위해 이 사람이 과연 어떤 논리를 펼쳤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그는 모든 육체의 존재를 회의해서, 세상에 육체라는 것은 없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추론을 이어갔다. 즉 육체란 없다. 그런데 나는 있다. 따라서 나는 육체가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사고를 하는 어떤 실체일 수밖에 없다.
이를 놓고 볼 때, 첫째 그가 내세운 회의는 그 자체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다. 왜냐면 이따금 육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일단 그 생각을 하는 이상 육체가 있다는 것을 의심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누구든 육체가 없다고 믿는다면, 그는 자기가 육체를 갖지 않았다고 확신해야만 할 것이다. 아무도 자기 자신을 의심할 수는 없으니까. 한데 그가 그런 확신을 한다면, 그의 회의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
셋째, 그가 영혼이란 사고를 하는 하나의 실체라고 말할 때, 사실 그건 전혀 새로운 얘기가 못 된다. 누구나 그 점에는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를 하는 그 실체가 과연 어떤 것이냐를 명확히 규정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 그는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가 했던 것처럼 에둘러 말할 것까지도 없이, 영혼에 대해서 가능한 한 가장 온전한 개념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그것이 인간이든 동물이든 똑같은 본질을 지니고 있으며, 그 다양한 기능들은 오로지 유기체의 기관과 기질의 차이점으로부터 파생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제 20장 영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아무래도 이 세상에는 아주 섬세한 정신, 혹은 지극히 예민하면서 항상 활동적인 물질이 저 태양으로부터 생겨나와, 세상의 다른 모든 몸체 안으로 그 특성과 조직에 따라 널리 확산되어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영혼이라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세상을 다스리고 세상을 사릴면서, 그를 구성하는 모든 부위마다 일정한 양이 속속들이 스며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 영혼은 우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순수한 불이며 자기 스스로는 결코 타버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스며든 다른 몸체의 입자들마다 서로 다른 움직임을 부여하는 가운데, 그것들을 통해 불이 붙고 그 열기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 눈에 보이는 불꽃은 공기보다는 이런 영기를 더 많이 함유하는 셈이며, 공기는 물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물은 흙보다 더 많이 함유한다. 이들의 혼합물인 경우, 식물은 광물보다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고, 동물은 또 식물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요컨대 육체 안에 갇혀 있는 이 불은 바로 그 육체로 하여금 느끼고 사고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이런 것을 일컬어 영혼이라 하며, 혹자는 이를 두고 육체의 각 부분들에 속속들이 퍼져나가는 동물정기라고도 부른다.
모든 동물들 속에서 같은 본질을 지니는 한, 이 영혼이라는 것이, 짐승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죽음을 맞아 깨끗이 흩어져 사라진다는 것 또한 확실하다. 따라서 시인이나 신학자들이 저 세상에 대해 실컷 노래해온 내용은 한낱 망상일 뿐이며, 애써 그런걸 꾸며내 헛소리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미 살펴본 바대로,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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