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고의 바람둥이 신인가?

Realize 2021. 1. 10. 15:31

 

 

 

이인식의 세계신화 과학여행 신화와 과학이 만나다 2 p60

에 있는 내용~☆

 

 

누가 최고의 바람둥이 신인가?

 

 

아프로디테의 불륜 행각

 

그리스의 올림포스 신 중에서 소문난 바람둥이는 남자는 제우스, 여자는 아프로디테이다. 둘 모두 사랑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제우스는 변신을 해서 남의 아내와 간통을 하고 자식까지 낳았다. 가령 헤라클레스가 그렇게 태어난 제우스의 아들이다. 유부녀인 아프로디테 역시 외간 남자와 간통을 서슴지 않았다.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거품에서 생긴 여자'라는 뜻이다. 창세신화에서 우라노스의 막내아들인 크로노스는 낫으로 아버지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던졌는데, 그 작은 살점 한 조각이 떨어진 자리에서 작은 거품이 생겨나 자꾸 커지더니 어느 날 갑자기 거품 덩어리 안에서 다 자란 처녀가 튀어나왔다. 그 처녀가 우라노스와 거품 사이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이다. 말하자면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딸이므로 크로노스와는 남매 사이이며 제우스에게는 고모뻘이 된다.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 산 꼭대기에서 아들인 에로스의 도움을 받아 신과 인간의 사랑을 다스렸다. 날개 달린 에로스는 한 번도 과녁을 비껴가지 않은 활을 쏘아 신과 인간의 가슴에 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심어 주어싸. 아프로디테의 주요 임무는 신성한 결혼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그녀는 혼인의 맹세를 지키지 않은 이들을 가장 싫어했다. 하지만 아프로디테 자신은 결혼의 의무를 지키지 않고 바람을 피웠다. 그녀의 이름으로부터 성욕을 촉진하는 약, 곧 최음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aphrodisiac)가 파생된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어느날 전쟁의 신인 아레스가 아프로디테를 찾아왔다. 아레스는 몸매가 다부지고 잘생겼지만 살육을 즐기는 신이었으므로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프로디테만은 그를 황금 투구와 갑옷이 잘 어울리는 용맹스러운 장군으로 보았다. 아레는 아프로디테가 절름발이 남편인 헤파이스토스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녀에게 하룻밤을 같이 지내자고 유혹했다. 아레스는 놀랍게도 헤파이스토스의 침대에서 잠자리를 하자고 꼬드겼다.

 

그날 태양신 헬리오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태양 마차를 몰고 하늘나라를 지나다가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와 함께 헤파이스토스의 침대에 누워서 사랑을 속삭이는 간통 현장을 발견하고 분노했다. 헬리오스는 마음씨 착하고 성실한 남편을 배반한 아프로디테를 원망하며 헤파이스토스에게 간통 사실을 알려 주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아내의 불륜 소식을 듣고 격분했지만 곧바로 이성을 차리고 간통 현장을 포착하는 계략을 짰다. 그는 대장간으로 가서 청동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 그물을 만들어 자신의 침실 천장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먼 곳으로 볼일을 보러 떠난다고 거짓말을 하고 침실 근처에 숨었다.

 

아프로디테는 남편의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아레스를 침실로 끌어들였다. 두 신은 벌거벗고 침대 위로 나뒹굴었는데, 그 순간 천장에서 투명 그물이 내려와서 그들을 덮쳤다. 헤파이스토스가 미리 연락을 해서 불러 모은 신들이 침실 안으로 몰려들었다. 신들은 두 남녀가 벌거벗은 채 그물에 걸려 버둥거리는 광경을 보면서 조롱하듯 웃어댔다. 특히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아프로디테의 알몸에 홀딱 반해서 음탕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시치미를 떼고 아레스를 윽박질렀다.

 

"아레스는 내 말을 잘 듣게. 자네가 저지른 죄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야 할 걸세. 헤파이스토스가 아프로디테와 결혼하면서 제우스에게 지불한 헌납금이 얼마인줄 아는가. 그 액수만큼의 돈을 헤파이스토스에게 주어야만 남의 아내와 놀아난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걸세. 그런데 자네가 그 돈을 내놓지 않겠다면 내가 희생정신을 발휘할 수밖에 없네. 헤파이스토스가 부정한 아내와 갈라선다면 나라도 그 음탕하지만 가엾은 여인을 데리고 살며 보살펴 주어야 되지 않겠는가."

 

선량한 헤파이스토스는 포세이돈의 엉큼한 속셈은 눈치 채지 못하고 그의 희생정신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아레스는 배짱 좋게 한 푼도 내놓지 않았지만 아내를 극진히 사랑한 헤파이스토스는 아프로디테를 버릴 수 없었다. 그 후 아프로디테는 바닷물로 목욕을 하고 다시 처녀성을 회복했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바람기를 주체할 수 없어 성적으로 방탕한 생활을 계속했다.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의 행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녀를 혼내주기로 마음먹고 인간 남자인 안키세스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안키세스는 트로이의 양치기였다. 아프로디테는 인간 세상의 공주로 변장하고 양치기 막사로 안키세스를 찾아갔다.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사랑의 하룻밤을 보냈다. 아프로디테는 정사를 끝내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안키세스는 인간이 여신과 잠자리를 했으므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제우스는 안키세스에게 번갯불을 날릴 생각이었다. 제우스의 번갯불이 안키세스에게 떨어지려는 순간에 아프로디테가 마법의 허리띠로 그를 감쌌다. 안키세스는 목숨을 건졌지만 한쪽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다. 훗날 아프로디테는 안키세스의 아들을 낳았다. 그의 이름은 아이네이아스이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로마의 창시자가 되었다.

 

 

 

간통에서 비롯된 트로이 전쟁

 

바다의 요정인 테티스의 결혼식에는 단 한명의 신을 빼놓고 모든 신들이 초대되었다. 유일한 불청객은 아레스의 여동생이며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였다. 싸움을 좋아하는 에리스가 결혼식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아서 제우스가 그녀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에리스는 무시당한데 대해 보복을 하기로 결심했다.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지고 신들은 즐겁게 어울렸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 세 여인도 사이좋게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들 뒤로 에리스가 눈에 띄지 않게 지나가면서 세 여인의 발치에 사과 한개를 던졌다. 그 황금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모두 외모에 자신이 있었으므로 서로 그 사과는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결혼식은 난장판이 되었고 세 여인은 서로를 증오하며 헤어졌다. 시간이 흘러도 세 여인은 화해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세 여인 모두 그 황금 사과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제우스는 최고의 미인을 뽑는 일을 인간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는 트로이의 양치기인 파리스에게 사과의 주인이 될 여신을 뽑아 달라고 부탁했다.

 

파리스는 본래 트로이의 마지막 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왕비는 그가 태어나기 전날 밤 트로이가 불길에 휩싸이는 태몽을 꾸었고, 신탁에 따르면 그가 참혹한 전쟁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트로이의 왕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파리스를 제거하기로 했다. 왕은 양치기에게 갓난아기를 주면서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양치기 부부는 아기 왕자를 친아들보다 더 사랑했다. 아기의 이름은 '바구니'를 뜻하는 파리스로 불렸다.

 

어느날 파리스가 소 떼에게 풀을 뜯기고 있을 때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여신이 나타났다. 제우스가 그에게 세 여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골라 황금 사과를 주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깨달았다. 여신들은 파리스에게 환심을 사려고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헤라는 아시아의 지배자로 만들어 줌과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아테나는 전쟁에서 백전백승하는 무적의 용사로 만들어주고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아프로디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 헬레네를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헬레네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스파르타의 왕비인 레다 사이에 태어난 공주였다. 그녀는 스파르타 왕인 메넬라오스와 결혼했다. 그러니까 아프로디테는 남의 아내를 빼앗아서 파리스에게 주겠노라고 제안한 것이다. 총각에게 유부녀와의 간통을 권유한 셈이다. 비천한 양치기인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을 수 있다는 제안을 뿌리치지 못하고 말았다. 그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주었다. 아프로디테는 최고의 미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일로 해서 파리스에게 내려진 신탁이 마침내 실현되게 되었다. 헤라와 아테나가 파리스에게 복수를 맹세하면서 트로이가 불길에 휩싸이는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훗날 파리스는 트로이의 운동경기에서 우승하게 되었는데, 양치기인 그가 왕 앞에 나타나서 자신이 왕자임을 밝힌다. 파리스는 부모를 찾게 된 것이다. 파리스 왕자는 스파르타를 방문해서 메넬라오스 왕의 아내인 헬레네와 사랑을 하게 된다.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에로스가 쏜 화살인 헬레네의 심장을 찌른 것이다. 파리스 왕자와 헬레네 왕비는 스파르타를 탈출해서 트로이로 왔다.

 

왕비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는 트로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그리스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군대를 모아 헬레네를 구출하기 위해 트로이로 출발했다. 파리스의 선택에 분노한 헤라와 아테나는 그리스의 편에 섰고, 아프로디테는 트로이의 편에 섰다. 트로이 전쟁은 9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그리스인들은 트로이 목마를 타고 트로이 성 안으로 들어가 도시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트로이가 함락된 후, 아프로디테는 그의 아들인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의 생존자를 구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불구의 몸인 아버지 안키세스를 등에 업고 불타는 도시에서 도망쳤다. 그의 아내는 전쟁중에 죽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아버지, 아들들, 트로이 귀족들을 이끌고 먼 길을 떠났는데, 방랑을 계속하는 도중에 안키세스가 죽고 말았다.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마침내 이탈리아에 상륙하여 로마의 기초가 되는 도시를 건설한다.

 

트로이 전쟁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인 일리아드를 통해 알려졌으며, 아이네이아스 이야기는 로마 시인인 베르길리우스(기원전 70~19)가 11년에 걸쳐 집필한 장편 서사시인 아이네이스에 실려있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아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다윗이 부하의 아내를 빼앗다.

 

"너희는 간음하지 못한다."

성경에 나오는 십계의 7번째 계율이다.(출애굽기 20:14, 신명기 5:18)

 

간통은 야훼(하느님)의 계율을 어긴 행위로 간주된다. 창세기 39장이 그 좋은 예이다.

 

요셉은 이집트로 끌려가서 파라오의 신하인 경호대장 보디발의 노예로 팔린다. 요셉은 잘생긴 사내였으므로 보디발의 아내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요셉은 마님을 범접하는 것은 하느님에게 죄가 된다고 거절했다. 날마다 수작을 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보디발의 아내는 화풀이로 요셉에게 강간의 누명을 씌운다.

 

간통에 대한 경고는 구약성경의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남의 아내를 범한 사내가 붙잡히면, "맞아 터지고 멸시를 받으며 씻을 수 없는 수모를 받게 된다. 그 남편이 질투에 불타 앙갚음하는 날에는 조금도 사정을 보지 아니할 것(잠언 6:32~35)"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호색의 죄에 대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는다. 호색가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서 죽을 때까지 지칠 줄 모른다. 부정한 침소에서 나온 자는 마음속으로 말할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 주위에는 어둠뿐, 벽이 나를 가려 주지 않느냐? 아무도 보는 이 없으니 겁날게 무엇이냐?" 그러나 주님의 눈이 태양보다 만배나 더 밝으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런 자는 온 동네 뭇사람들 앞에서 벌 받을 것이며, 뜻하지 않은 때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잡힐 것이다.(집회서 23:16~21)

 

여자의 간음과 관하여 흥미로운 표현이 구약성서에서 적지 않게 발견된다. 가령 "정말 모를 일이 4가지 있으니, 곧 독수리가 하늘을 지나간 자리, 뱀이 바위 위를 기어간 자리, 배가 바다 가운데를 지나간 자리, 사내가 젊은 여인을 거쳐간 자리."라고 언급하고 "간음하는 여인의 행색도 그와 같아 먹고도 안먹은듯 입을 씻고 '난 잘못한 일 없다.'고 시치미 뗀다."는 것이다.(잠언 30:20)

 

야훼는 모세에게 아내가 간통한 것을 밝히는 절차를 가르쳐 준다. 남편 몰래 외간 남자와 잠자리를 하여 몸을 더럽히고 숨기고 있는데도 증인이 없고 현장에서 붙들리지 않았을 경우, 남편은 아내를 사제에게 데리고 가서 보릿자루를 예물로 바친다. 사제는 그 여인을 가까이 오게 하여 야훼 앞에 세운다. 그리고 거룩한 물을 오지 그릇에 떠 놓고, 성막 바닥에 있는 먼지를 긁어서 물에 탄 다음에, 그 여인의 머리를 풀게 한다. 그러고 나서 죄를 고백하게 하는 곡식 예물을 여인의 두 손바닥에 들려 주고, 사제는 저주를 내려 고통을 주는 물을 손에 든 채 여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맹세를 시킨다.

 

"외간 남자와 한자리에 든 일이 있느냐? 유부녀로서 남편을 배신하고 몸을 더럽힌 일이 있느냐? 만일 그런 일이 없다면 저주를 내려 고통을 주는 이 물이 너를 해롭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 물을 여인에게 마시게 했을 때 그 여인이 정말 몸을 더럽혀서 남편을 배신한 일이 있었다면, 그 저주를 내리는 물이 들어가면서 여인은 배가 부어오르고 허벅지가 말라비틀어질 것이다.(민수기 5:11~28)

 

간통한 사실이 발각되면 남녀 모두 반드시 함께 사형을 당해야 한다.(레위기 20:10, 신명기 22:22) 특히 자기 남편으 버리고 딴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의 경우, 여자는 물론이고 그녀의 소생까지 저주받게 된다.

 

간음으로 딴 남자에게서 사생아를 낳은 여자는 공중 앞에 끌려나가 벌을 받을 것이며, 사생아들은 아무 곳에도 뿌리내리지 못한다. 간음녀의 말로를 본 후대 사람들은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보다 더 감미로운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집회서 23:22~28)

 

간음의 소생들은 장래가 없으며, 불법의 잠자리에서 낳은 자는 멸망하고 만다. 그들이 비록 오래 산다 하더라도 아무런 값어치가 없으며, 결국은 노년기에 가서 영예스러운 것이 하나도 없다.(지혜서 3:16~18)

 

구약성서에서 가장 유명한 간통 사건은 다윗고 밧세바 사이의 불륜이다. 유다의 왕인 다윗은 어느 날 저녁 궁전 옥상을 거닐다가 목욕하고 있는 한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된다. 밧세바라는 유부녀였다. 그녀의 남편인 우리야는 군인으로 싸움터에 나가 있었다. 다윗은 밧세바를 데려다가 정을 통했는데, 임신하게 된다. 다윗은 태아의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우리야를 싸움터에서 불러들어 술상을 차려 주고 밧세바와 동침하기를 바랐으나 우리야는 끝내 집에 들어가지 않고 대궐 문간에서 근위병들과 함께 잤다. 다윗이 우리야게 집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를 하문한즉슨, 우리야는 전우들이 들판에서 진을 치고 있으므로 혼자 먹고 마시고 아내와 재미를 볼 수 없노라고 대답했다.

 

다윗은 사령관 앞으로 편지를 써서 우리야에게 들려 보냈다. 그 편지에는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심한 곳에 내보내 죽게 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결국 우리야는 격전지로 배속되어 적군의 화살을 맞고 전사한다.

 

다윗은 예를 갖추어서 밧세바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밧세바의 몸에서 아들이 태어난다. 야훼는 다윗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다. 야훼는 예언자를 다윗에게 보내 야훼를 얕본 벌로 밧세바의 아기에게 중병을 내릴 것임을 통보한다. 다윗은 식음을 전폐하고 베옷을 걸친 채 밤을 세우며 어린것을 살려 달라고 맨땅에 엎드려 하느님에게 애원했으나 아기는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둔다.

 

다윗은 아기가 죽게 되자 야훼에게 예배를 올린 다음에 집에 돌아와서 밧세바와 잠자리를 갖는다. 밧세바는 다윗의 두 번째 아들을 낳는다. 이름은 솔로몬이다.(사무엘 하 11~12)

 

간통은 신약성서에서도 구약성서에서처럼 경멸을 받는 행위이다. 예수는 산상설교에서 "누구든지 야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했다.(마태복음 5:28)"라고 말하고, 길을 떠날 때 부자 청년이 다가와서 영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자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상기시킨다.(마르코 복음 10:17~19)

 

그러나 예수는 간음한 여자를 타살되기 직전에 구출하는 아름답고 극적인 에피소드를 남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통 현장에서 붙잡혀 온 여자를 모세법에 따라 돌로 쳐 죽이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어오자 예수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라고 말한다. 결국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하고 그녀는 죽음을 면한다.(요한복음 8:3~11)

 

사도 바울이 사랑의 의무를 다하려면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로마서 13:8~11) 음란한 자와 간음하는 자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히브리서 13:4) 간음하면 하느님의 나라에서 추방된다고 편지에 적고 있다.(고린도전서 6:9)

 

그러나 신약성경에서 간통은 새롭게 정의된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혼한 사람이 재혼할 경우 간통을 범한 것으로 간주된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라고 묻는다. 예수는 "천지창조 때부터 하느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이 짝지어 준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라고 대답한다. 제자들이 이말씀에 대해 물으니 예수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마르코 복음 10:1~12, 루가복음 16:18)

 

오늘날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이혼과 재혼을 간음 행위로 여기는 기독교도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혼외정사는 제2의 생식 전략

 

인간 사회의 경우 결혼 제도는 일부일처제가 당연시되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결혼을 남녀가 사회로부터 동의를 받아 성교하고 출산하는 관계라고 정의한다. 이를테면 결혼은 법률적 합의, 성적 접근의 우선권 확보, 생식 자격의 부여 등 3가지 요소로 성립된다. 그러나 결혼이 반드시 배우자 상호 간의 성적 충실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짝짓기 전략 가운데 하나일 따름이며, 제2의 생식 전략으로 혼외정사를 자주 하기 때문이다.

 

혼외정사는 다름 아닌 간통이다. 간통은 법률적으로 기혼자가 배우자 이외의 이성과 성교를하는 행위를 일컫지만 문화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공공연히 존재해 왔다. 에스키모 사람들의 풍습에 아내 접대가 있다. 남편이 사냥 친구나 사업 동료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 싶으면 부인의 성적 봉사를 제공한다. 부인은 남편이 지정한 사내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동침한다. 이와 같은 공공연한 간통 행위는 중세 유럽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봉건영주는 가신이 결혼하면 첫날밤에 신랑보다 먼저 신부의 처녀성을 유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이른바 초야권으로 알려진 관행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혼외정사에 더 적극적이라고 보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인류학자인 도널드 시몬스는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을 내놓았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많은 자손을 남기고 싶어한다. 기네스북에 최다 자손 보유자로 기록된 모로코의 마지막 황제 무레이 이스마일(1672~1727)은 30살이 안된 500여명의 처첩들로부터 888명의 아이를 낳았다. 이스마일 황제처럼 많은 여자와 성관계를 맺으면 많은 자식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남자들은 성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남자들은 자연선택되어 그들의 후손에게 항상 새로운 여자를 유혹하는 유전적 자질을 물려주게 되었다. 오늘날의 남자들이 그들의 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마자들과 입장이 다르다. 배란기 이외의 기간에는 정부와 아무리 잠자리를 자주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설령 임신을 하더라도 또다시 임신하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여자들은 새로운 상대를 물색함에 있어 남자들보다 생물학적으로 동기가 덜 부여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여자들은 출산 후에 아이를 돌보아 줄 남자를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만일 여자가 성적으로 자유분방하다면 질투심 많은 배우자가 집을 나가버릴 가능성이 높다. 또 혼외정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면 그만큼 아이를 돌보는 일에 소홀해진다. 이러한 여자들은 결국 자연도태되었으며 배우자에게 성적으로 충실한 여자들만이 많은 후손을 남기게 되었다. 오늘날의 여자들이 그들의 딸인 것이다.

 

시몬스의 이론을 요약하면 남자들은 타고난 난봉꾼들이다. 시몬스의 주장에는 허점이 없지 않다. 우선 혼외정사에 참여한 모든 여자가 남자보다 소극적이었을리 만무하다. 시몬스는 유부녀가 혼외정사에 빠질 때 봉착하는 불이익만을 감안했다. 그러나 간통이 먼 옛날 인류의 암컷에게 생물학적으로 적합했을 이유가 적어도 3가지는 있다. 첫째, 유부녀가 남편 몰래 혼자 돌아다니면 추파를 던지는 뭇 사내들로부터 의식주에 관련된 많은 도움을 받게 마련이다. 혼외정사를 통해 매춘부처럼 생계에 보탬이 되는 재화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둘째, 간통은 일종의 생명보험처럼 이용되었다. 남편이 사망하거나 가출했을 때 정부를 곧장 아버지의 자리에 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남편이 시력이 나쁜 사냥꾼이거나 무능력한 가장일 때 혼외정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우수한 남자의 씨를 잉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간통은 여유 있는 생활, 남편 후보생, 좋은 유전자의 자식을 보장해 주었으므로 여자의 조상들은 은밀히 혼외정사에 탐닉했다. 이들의 피를 물려받은 여자들은 오늘날 간통의 기회를 사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득히 먼 옛날 인류의 암컷이 혼외정사에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는 여성의 오르가즘이 제시된다. 남자는 사정과 동시에 절정감을 느끼면서 음경이 위축된다. 음경이 다시 발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자는 한 번 성교로 여러 차례 되풀이해서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다. 말하자면 연속적인 오르가즘은 일부일처의 결속보다는 난잡한 성관계를 고무하기 위해 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993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로빈 베이커 교수는 국제 항구인 리버풀을 대상으로 혼외정사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가량의 어린애가 친부가 아닌 사내에 의해 태어났음을 밝혀냈다. 10명의 남편중 하나는 남의 자식을 키우면서도 자신의 핏줄이라고 속고 있는 셈이다. 같은 항도인 함부르크나 부산에서 똑같은 조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아무튼 일부일처제가 인류에게 허용된 유일한 결혼 제도로 보편화되는 한, 남녀 모두의 성적 동기에 의해 혼외정사는 제2의 생식전략으로 영원히 살아남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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