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리스로마 신화의 헤스티아 여신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내 최애 여신은 헤스티아!!
헤스티아의 축제 = 베스탈리아는 6월 7~15일이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 존재감은 매우 희미하지만~
난봉꾼 제우스마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지고의 여신님이지.......
그리스에서는 잔잔하게 가정의 수호신이었다면
로마에서는 국가적인 수호신으로 모셔질 정도로 한없이 고귀한 여신!
일설에는 헤스티아 여신은 그리스보다 로마에서 훨씬 더 먼저 숭배하였고
매우 신성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여신으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선 안나오는데~
제빵사의 수호여신이기도 하다!
이제 그리스로마 신화 책에서도 드물게 나오는 헤스티아 여신의 내용을 찾아 소개한다.
https://cafe.naver.com/purifymoon/276
키친매직의 주신 로리거유 헤스티아 봉헌식 feat. 던만추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https://cafe.naver.com/purifymoon/2062
헤스티아(베스타) 여신이 마론 여신인 위칸의 아뮬렛 제작 봉헌 리추얼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신화대전 p55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평화를 사랑하고 자애심이 넘치는 난로의 여신 헤스티아(Hestia)
'난로의 여신'이요, '가정의 수호신'인 헤스티아는 그 수수한 역할 탓인지 이렇다 할 만큼 유명한 일화가 없다.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를 하나 꼽으라면 자진해서 12신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 아닐까? 제우스의 아들인 디오니소스가 성장했을 때 제우스는 그에게 높은 지위를 주고 싶어 했지만, 12신의 자리는 이미 모두 차 있었다. 이때 헤스티아가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디오니소스에게 양보했다. 이 일화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고, 중재자 역할을 하기 좋아했던 그녀의 평화적인 성격을 잘 보여 준다.
헤스티아는 활동적인 신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신들처럼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 없었다. 대신 언제나 난롯가에서 앉아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불을 지키고 있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헤스티아는 가정을 돌보는 주부들의 편이라고 여겨졌으며 그녀를 따르는 신도는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았다. 또, 자신은 남신들의 구혼을 모조리 거절하고 영원한 처녀로 남았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기 좋아해서 의지할 곳 없는 고아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헤스티아는 '고아의 보호자'로서도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 중에서 가장 고매한 인격을 소유한 굴지의 여신이다.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p361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1. 화로와 가정의 여신 : 헤스티아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맡이인 헤스티아는 가정생활의 안락과 고요를 즐기며 살았다. 그녀는 모든 남녀 신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평화를 사랑하였기에 전쟁은 물론 말다툼조차 관여하지 않았다. 그녀는 올림포스에서 가장 상냥하고 자비로우며 올곧은 여신이었다.
아테나와 아르테미스처럼 헤스티아는 수많은 청혼을 받았지만, 역시 그들처럼 처녀인 채로 남아 있었다. 한 번은 포세이돈과 아폴론이 그녀를 사이에 두고 사랑 싸움을 벌인 적이 있는데, 제우스의 신성한 머리를 걸고 자신은 결코 결혼하지 않겠다는 맹세함으로써 그들을 거절했다.
비록 미혼이었을지라도 '화로의 여신'은 안정되고 행복한 가정생활의 상징이었다. 헤스티아는 집 짓는 법을 연구하여 가르쳤으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었다. 사람들은 매끼 식사를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그녀에게 제물을 바쳤고, 새로 태어난 아기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헤스티아의 축복을 받았다.
시청 같은 공공건물에서도 벽난로가 있어 시민들은 그녀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공장소의 벽난로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은 신성한 것으로 절대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었다. 새로운 거주지가 형성되면, 그곳에서 살 주민들은 여신의 벽난로에서 불붙은 석탄을 조심스럽게 운반해 갔다. 새로운 도시에 만들어진 벽난로 속의 불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을 지켜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로마에서는 헤스티아를 베스타라고 불렀다. 공공장소에 있는 여신의 사원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은 베스탈이라고 불리는 6명의 처녀 여사제들이 지켰다. 베스타를 보호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만약 베스탈이 불을 꺼뜨리기라도 하면 엄중한 벌을 받았고, 햇빛을 이용해서 다시 불을 피워야만 했다.
신화 속의 여성, 여성 속의 신화 p43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3. 처녀신의 명예
아궁이를 지켜라 : 헤스티아
오히려 그리스 여신들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은 여신들은 대부분 여신으로서의 권위와 품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테나 여신은 제우스가 가장 사랑하는 딸로, 다양한 영역에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여 숭배받았다. 아르테미스 여신 역시 비록 처녀신이지만 출산을 관장하였으며, 또한 사냥의 신으로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 여신들은 전혀 남신이나 남자와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 순수한 의미의 '처녀'신이었다.
또한 특별히 어떤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헤스티아 여신도 단지 처녀신이라는 이유로 제우스로부터 명예를 보호받는다. 헤스티아는 아궁이의 여신으로 가정을 수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상 헤라에게 돌아가야 할 역할이 아닌가? 사실 우리는 올림포스 12신들 가운데 헤스티아가 포함되어 있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른 올림포스 신들에 비해 헤스티아의 역할은 별다른 중요성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헤스티아는 포세이돈과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하고 영원한 처녀로 남을 것을 맹세한 바 있다. 그래서 제우스는 그녀에게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명예를 주었고, 가정의 중심에 자리잡도록 하였다. 그리스에서 아궁이, 즉 화로는 집안 한가운데에 있다. 그것은 가부장제의 부계 혈통을 보존하는 중요한 도구를 상징한다. 그리스인들은 새로 태어난 아이를 화로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했으며 화로를 통해 혈통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 7일 동안 화로에 묶어놓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더욱이 화로는 '배꼽'을 의미하는 옴팔로스와 유비적인 관계에 있어 때로 헤스티아는 화로가 아닌 옴팔로스에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옴팔로스는 그리스어로 배꼽과 탯줄을 동시에 지시하는 단어이며 생명의 원천을 의미한다. 그리스인들이 헤스티아를 가부장제의 혈통을 보존하는 가장 중요한 여신으로 생각하며 올림포스 12신의 대열에 포함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1 p267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부엌과 화덕의 여신 헤스티아
로마식 이름 : 베스타
화목한 가정의 수호신
헤스티아, 즉 로마인들이 베스타라고 부르는 여신은 문자 그대로 화덕과 부뚜막을 지키는 가정의 신이었어. 물론 헤스티아 이외에도 가정의 수호신으로는 아테나와 아르테미스도 있지만, 그들과는 성격이 달랐단다. '헤스티아'라는 그리스어 자체가 '화덕'을 뜻하므로 부뚜막의 불로 요리를 하고 그것을 나누어 먹으면서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가족 공동체로서의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었지. 그녀는 올림포스에서도 가장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조용히 가정의 화목을 지켜 주었어. 그래서인지 헤스티아에 관한 신화는 별로 없단다. 오죽하면 많은 신들이 끼어든 트로이아 전쟁에서도 헤스티아는 등장하지 않는다.
헤스티아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큰딸이었다. 그녀는 한때 아폴론과 포세이돈으로부터 결혼하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했던 처녀 신이었다. 정리하자면 세 여신, 즉 헤스티아, 헤라, 데메테르 여신은 올림포스의 다른 여신들(아테나와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과는 달리 원숙한 여인으로서 위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우스도 정중하게 대했지.
헤라는 남편 제우스의 바람에서 비롯된 질투심으로 신화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고 데메테르는 딸 페르세포네 납치소동으로 한동안 신화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지만, 헤스티아는 별로 언급된 바가 없으며, 특히 신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더욱 그렇단다. 아마 호메로스는 헤스티아에게서 신화적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아처럼 영웅들이 등장하는 대작에서도 조용한 헤스티아는 주목을 받지 못했고, 겨우 헤시오도스에 의해서 크로노스와 레아의 맏딸로만 등장하고 있을 뿐이란다.
그러나 비록 신화에는 별로 등장하지 못했지만, 올림포스에서의 그녀의 위치는 확고했어. 이 여신은 순수한 불꽃을 지키며 평생 순결을 지킬 권리를 가졌으므로, 인간들이 올리는 제사의 처음 몫을 받을 권리가 있었지. 그녀는 다른 신들과는 달리 이미지 자체가 인자하고 온화했으며, 죄인이더라도 누구나 헤스티아 여신의 성소로 피신하면 그 안에서만큼은 면책특권을 인정받았단다.
부엌과 화덕이 뜻하는 것은?
헤스티아가 부엌과 아궁이와 화덕의 여신이라는 것을 바꿔 말하면, 신성한 불씨를 통해 가정의 화목을 지킨다는 뜻이란다. 지금은 불을 얻는 것이 간단한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무척 힘든 일이었지. 지금이야 가스렌지의 손잡이만 돌리면 불이 켜지지만, 당시에는 마찰열을 통해서 불을 지폈으니 얼마나 복잡했겠니?
설령 불씨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꺼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했던 만큼, 여신이 차지하는 가정에서의 위상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어. 너희는 모르지만 아빠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사할 때마다 화덕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단다. 만약에 불이 꺼지면 새로 이사하는 집에 액운이 따른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야. 이사하면 먼저 꺼지지 않은 화덕의 불로 음식을 만들어 이웃에게 돌리는 풍습도 있었어.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무관심하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바로 이 화덕을 중심으로 생활공간을 만들었어. 그 주변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었으니, 화덕의 신성한 불씨를 지켜주는 헤스티아 여신은 자연스럽게 화목한 가정의 수호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불은 곧 가정은 물론 사회집단의 생명과 같은 존재였어. 이런 경향은 불을 신성시하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 어느 민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장난하면 자다가 오줌 싼다'는 것도 신성한 불을 가지고 함부로 놀면 안 된다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란다. 물론 화재예방에도 그 목적이 있겠지만 말이다.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야. 메인 스타디움의 성화대가 점화되는 순간 감동은 최고조에 이르지. '거룩한 불'이라는 뜻을 가진 성호는 올림피아 헤라 신전의 제단 앞에서 오목거울로 태양열을 모아서 신성한 불씨를 얻는 것으로 시작된다. 성화의 불씨는 동시에 여러 명의 주자를 통해서 운송된단다. 텔레비전에서 보았지? 여러 명이 같이 뛰는 것 말이다.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행여나 성화가 꺼질 것을 대비해 만반의 조치를 취하지. 만약에 불이 꺼지면 얼른 예비 주자의 성화로 바꾸어서 계송 봉송할 수 있도록 말이다.
끝으로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예가 있다. 조상 대대로 숭배했던 부엌(아궁이)의 신 '조왕(조신)'이 바로 그것이란다. 흔히 '조왕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 민족에게 아주 친숙한 신이란다.
조왕은 각 가정의 부뚜막에 살면서 그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을 지켜 주고, 죽은 조상에게 살아 있는 가족들의 소식도 전해 준대. 즉, 조왕은 가족을 위해서 저승과 이승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였는데, 조왕이 허락하지 않으면 염라대왕이 파견한 저승사자도 함부로 가족을 데려가지 못했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사할 때도 부엌의 불을 꺼뜨리지 않게 신경을 썼던 이유도 조왕신이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지.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말이다.
로마의 베스타 여신
그리스에서는 헤스티아 여신이 로마에서는 베스타였단다. 똑같은 여신이지만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그 위치가 달랐지.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그리스에서는 가정의 수호신으로서 위치밖에 없었지만, 로마의 베스타 여신은 가정은 물론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신으로 여겨졌단다.
당시 로마의 베스타 신전에서 6명의 여사제가 성화를 지키고 있었고, 10살 이전의 소녀들이 입회하여 30년 동안 순결을 지키며 베스타 신전에 봉사하는 여성단체가 있었어. 그녀들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흰색의 옷과 베일을 착용하고 신녀로서 요정 에게리아(물의 님프)의 성스러운 샘물로 땅을 정화시키는 임무를 맡았단다. 그리고 그녀들은 절대적인 순결이 요구되었는데, 만약 처녀성을 잃는 날에는 그날이 바로 그녀의 제삿날이었어. 혹독한 벌을 가하고 생매장으로 처벌했기 때문이지.
로마의 역사가들은 그녀들의 고통과 인내심에 대해서 모두 12가지 종류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 의무 봉사기간 30년을 무사히 마친 신녀들은 명예와 특권을 가지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으며 결혼도 할 수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대로 순결을 지켰다고 해.
그러나 국가적인 베스타 신앙도 로마가 제정시대로 돌입하고, 그리스도교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을 때에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었어. 더욱이 현대 산업사회로 들어서면서 부엌의 여신, 화덕의 여신, 불의 여신으로서의 존재 그 자체는 역사의 심해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 신화의 세계 1. 올림포스 신들 p109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뒤로갈수록 감성적인 헤스티아빠가 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설명이다!
2. 헤스티아
제우스와 누이들
올림포스에는 여신이 6명 있었다. 이들 중 헤스티아와 헤라, 데메테르는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 태어난 제우스의 누이들이다. 제우스의 딸인 아테나와 아르테미스가 젊음과 활달한 건강미를 자랑하고, 바다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가 관능미를 가지고 있다면, 이 여신들은 원숙한 여인의 안정감과 중후함을 느끼게 한다. 어딘가 엄격하고 위엄 있는 어머니 같은 여신들이다. 나이에 따라 알맞은 직분과 성격을 부여한 그리스인들의 지혜와 재주가 새삼 놀랍다.
제우스의 누이들인 이 세 여신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신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리스 고유의 신격과 직분을 갖고 있다. 이들에 대한 신앙은 올림포스 신앙이 생기기 훨씬 이전 시대에 이미 시작되었다. 아테나와 아폴론, 그리고 아르테미스가 비교적 후대에 생겨난 올림포스 신앙에 어울리는 전형적인 그리스적 신들이라면, 이들은 올림포스 시대 훨씬 이전에 존재했던 그리스 토착신앙에서 유래한 신들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신화 속에는 올림포스 신앙보다 훨씬 오래 된 토착신앙의 특성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제우스도 이들에게는 명령하거나 함부로 하대하지 못하고 항상 정중하고 부드럽게 대한다.
화목한 가정의 수호신 헤스티아
그리스 말로 헤스티아는 화덕을 나타낸다. 이 낱말의 의미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변함이 없다. 현대 그리스어에서도 화덕은 아직도 '에스티아'라고 불린다. 낱말 첫머리의 'ㅎ'이 탈락했을 뿐이다. 그리스어의 보수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이다.
헤스티아는 낱말 뜻 그대로 부뚜막의 신이다. 이 여신은 화덕이 집 안 한가운데 부동의 자리를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상 올림포스에 조용히 머물 뿐이다. 따라서 이 여신에게는 이렇다 할 신화가 없다. 다른 신들처럼 특별한 모험담이나 사연이 없다. 전쟁이나 싸움에 끼어들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신들이 편을 갈라 트로이 전쟁에 참가했을 때도 헤스티아는 변함없이 올림포스에 남아 있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는 이 여신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아마도 호전적인 성향의 호메로스에게 가정을 지키는 조용한 이 여신은 매력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헤시오도스에 이르러 비로소 헤스티아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맏딸로 등장하게 된다. 올림포스에서 이 여신의 위치는 확고부동하다. 순수한 불꽃의 여신답게 그녀는 처녀 신이다. 이 여신은 제우스로부터 순결을 지킬 권리와 인간이 올리는 제물의 첫번째 몫을 받을 권리를 인정 받았다. 그녀는 가장 온화하고 인자한 신이다. 누구든 그녀의 성소로 피신하면 보호를 받았다.
어원적으로 '헤스티아'는 라틴어의 '베스타'와 통한다. 그러나 동일한 신격에 대해 두 민족의 신앙에는 차이가 있다. 그리스에서는 헤스티아에 대해 국가적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안정된 가정생활을 수호하는 신이었다. 그러나 로마의 '베스타' 여신은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신으로 간주되었다. 나라에 전쟁과 같은 큰일이 있을 때면 로마인들은 이 여신에게 큰 제사를 지내고 국가적 길흉을 점쳤다. 로마에는 베스타 여신의 성화를 지키는 6명의 여사제가 있었다. 이들은 5살에서 10살 사이에 선발되어 30년 동안 봉사했다. 이들은 순결을 지켜야 했다. 30년의 봉사 기간이 끝난 뒤에는 결혼이 허용되었으나 대부분은 그대로 순결을 지켰다. 그들은 결혼이 별로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헤스티아는 부뚜막을 지키는, 좀 더 정확히는 아궁이의 신성한 불꽃을 수호하는 여신이다. 아득한 옛날 인류가 아직 수렵으로 살아갈 때에 불씨는 매우 귀한 것이었다. 그 시절에는 불을 일으키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지키는 일이었다. 어디를 가든 인간은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에 맨 먼저 불을 피우고 화덕을 만들었다. 나머지 생활공간의 배치는 화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마련하였다. 음식을 만들고 불을 쪼이며 추위를 쫓는 곳이 바로 화덕이었다. 화덕은 안정된 가정생활의 상징이었다. 해가 지면 모닥불에 둘러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후손들에게 생활의 지혜와 전통을 전해주었다. 인류의 문화 창달도 화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헤스티아가 아니었으면 안정된 가정생활도 문화의 창조도 없었을 것이다.
불씨를 일으키는 것이 힘들던 시절, 불은 신성한 것이었다. 특히 씨족장이나 부족장의 화덕은 그 집단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 시절, 불은 곧 생명이었다. 신성한 것이었다. 불씨를 꺼드린다는 것은 바로 큰 재앙을 의미하는 것이요 생명을 잃는 것이었다. 아궁이의 불꽃을 지키는 헤스티아야말로 지극히 숭고한 신이었다. 부족이 이동을 할 때, 가장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 것은 불씨였다. 부족의 일부가 다른 지방으로 가서 새로운 식민지를 만들 때, 불씨를 얻어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신성한 불씨 없이는 공동체는 성립될 수 없었다.
신성한 불에 대한 숭배는 어느 민족에게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신성한 불에 대한 제전은 남아 있다. 현대 올림픽 경기도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 앞에 마련된 성스러운 제단에서 오목경으로 태양빛을 모아 신성한 불씨를 얻는 의식으로 시작된다. 이 성스러운 불씨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까지 봉송된다. 지구 반 바퀴를 도는 일이 있어도, 어떤 악천후에도 성화를 꺼뜨려서는 안된다. 조그만 불씨 하나를 가져오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다하여 달린다. 인류 모두가 신성한 불의 의미를 알고 있다. 성화고 봉송되는 동안 인류는 축제를 맛본다. 조그만 불씨 하나로 인류가 하나가 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불의 제전인가? 헤스티아는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성화를 바라본다.
동방 정교회의 부활절 예배는 장엄하고도 감동적이다. 부활절날 밤, 지난해의 묵은 불은 모두 꺼진다. 예수가 부활하는 순간에 새로운 불이 점화된다. 신성한 새 생명의 불꽃은 촛불에서 촛불로 이어져 온 교회를 빛으로 가득 채운다. 지난 삶은 죽어 버리고 새 생명이 불타오른다. 교인들은 이 신성한 불씨를 고이 지켜 집으로 가져 가서는 성화 앞의 등잔에 붙인다. 이 순간 사람들은 숭고한 불의 의미를 깨닫는다. 부활절 예배는 찬란하고 감동 깊은 촛불의 축제이다.
우리 나라에도 아궁이의 신인 '조왕신'이 널리 숭배되었다. 조왕신은 부뚜막에 살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 주고 조상에게 소식을 전해 주었다. 저승사자도 조왕신의 허락이 있어야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염라대왕 앞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변명을 해주고 조상들께 선처를 호소하는 것도 조왕신의 직분이었다. 너무도 헤스티아와 비슷하다. 장소와 시대는 달라도 아궁이 신이 하는 직분은 언제나 가정의 화목함과 안녕을 지키는 것인 모양이다.
헤스티아 신앙은 부족사회에 뿌리를 둔 도시국가시대에는 그리스에서 매우 중요한 신앙이었다. 그러나 제정 로마 시대에 들어 도시국가체제가 붕괴되고 소위 말하는 '코스모폴리타니즘'이 성행하자 더 이상 가정과 부족 공동체의 수호신인 헤스티아가 설 여지는 사라졌다. 이제 헤스티아는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 갔다. 아궁이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지만 가정이나 지역사회의 안정과 결속에 대한 관심은 사라져 갔다. 행복한 가정생활도 지역사회의 공동 운명체 의식도 사라지자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새로운 공동체 모임이 필요해졌다. 이를 제공하는 종교로 사람들은 모여들게 되어 있었다. 강력한 윤리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인 그리스도교가 헤스티아를 대신하여 안정된 가정과 사회를 약속했다. 이제 다시는 헤스티아가 가정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산업사회에 들어와서까지도 화덕은 가정생활의 중심이었다. 과학이 계속 발전되어 전기가 발명되고 중앙 난방 시설이 집 안으로 들어온 뒤로, 화덕은 의미를 잃게 되었다. 부엌은 더 이상 신성한 곳이 아닝다. 헤스티아를 잃은 가정은 중심을 잃었다. 신주 모시던 집안의 중심자리는 이제 텔레비전이 차지해 버렸다. 텔레비전은 바깥 세상의 온갖 잡다한 소식을 집 안으로 끌어들인다. 집 안이 편안할 리 없다. 때로는 채널 결정권을 가지고 아내와 지아비가,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툰다. 헤스티아가 잊혀지자 화목한 가정도 잊혀졌다. 헤스티아가 떠나 버린 가정에는 중심도 화목함도 사라져 버렸다. 화덕은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화덕의 의미가 사라진 뒤에는 공동체 의식도 사라져 갔다. 헤스티아가 잊혀지자 가정이 붕괴되고 사회가 와해되기 시작했다. 세계화가 진척되면서,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더 이상 헤스티아가 머물 곳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물질문명에 오염되어도 역시 우리에게는 헤스티아가 필요하다. 때로 텔레비전을 끄고 촛불 앞에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워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헤스티아가 필요하다.
헤스티아의 불을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의 불과 전혀 다르다. 헤파이스토스의 불은 생산과 기술의 진보를 추구하는 불이기에 끝내 아름다운 버섯구름을 가진 끔찍한 핵폭탄으로 이르게 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헤스티아의 불은 아궁이에서 평화롭게 타오르는 불이다. 우리가 음식을 만들고 몸을 녹이는 불이다. 연인이나 금술 좋은 부부가 식탁 위에 켜 놓은 사랑의 촛불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제우스로부터 우리에게 가져다 준 불은 쓰기에 따라 유익할 수도 파멸적일 수도 있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헤파이스토스가 아니라 헤스티아이다.
곁에 두고 읽는 그리스 신화 p71
에 있는 헤스티아의 설명★
앞에 내용들과 달리 중국역사 이야기가 이해를 돕기위해 추가되어 있어 흥미롭다.
불의 여신 헤스티아
화덕을 지키고 가정의 질서를 담당하는 여신, 제우스와는 남매 사이다. 올림포스 12신의 첫 번째 세대에 속했지만, 후에 등장한 디오니소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포세이돈가 아폴론에게 구애를 받지만 모두 거절하고 평생 처녀로 산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
자존심을 세우기보다 자존감을 높이라는 말들이 무성하게 오간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무엇일까? 소통 전문가이자 인기강사인 김창옥 씨는 "자존심은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다."라고 설명한다.
예컨더 짝퉁을 걸쳤을 때 사람들은 '그거 싸구려 아냐?'라고 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건 자존심이다. 반면에 '어, 어떻게 알았지?'하고 여유롭게 응수하는 건 자존감이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남이 깔보면 발끈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언제나 당당하다. 스스로 나를 소중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자존심은 남이 높여주는 것이고, 자존감은 내가 스스로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스신화에서 '불과 부뚜막의 신'인 헤스티아가 그런 자존감으로 충만한 여신이다. 헤스티아는 제우스의 누이로,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6 남매들 가운데 맏딸이다.
수줍고 온화한 성격의 헤스티아는 늘 혼자만의 세계를 즐기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영원히 처녀로 살 것을 다짐하고 집안의 화덕을 지키며 밖으로 나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이야깃거리도 없다.
그래서 올림포스의 다른 신들에 비해 존재감이 거의 없지만, 남들이 몰라준다 해도 헤스티아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조용히 타오르는 불꽃처럼 그녀는 늘 자존감으로 충만해 홀로 빛나고 있었다.
제우스가 아들 디오니소스에게 올림포스 12신의 지위를 주고 싶어 했을 때도 헤스티아는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고 물러났다. 싸움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그녀는 트로이 전쟁으로 신들이 양 편으로 갈려 싸우고 있을 때도 관여하지 않고 조용히 집안에서 화덕의 불을 지켰다.
이런 그녀의 은은한 매력에 반한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태양의 신 아폴론이 청혼 경쟁을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포세이돈의 풍부한 감성도, 아폴론의 단단한 지성도 헤스티아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그녀는 제우스에게 영원한 순결을 맹세함으로써 그들의 구애를 거절했다. 충만한 자존감으로 혼자만의 세계를 지켜가는 헤스티아에게 번잡한 사랑 다툼은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제우스는 결혼의 기쁨을 포기한 처녀 신 헤스티아에게 모든 인간의 집에서 중앙의 자리를 차지하고 인간이 바치는 제물을 가장 먼저 받는 영애를 허락했다.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 화덕은 집안의 중심이었다.
아득한 옛날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사용한 이래로 불씨를 보관해 나가는 화덕은 가장 소중하고 신성한 장소였다. 인류는 화덕을 중심으로 가정생활을 영위했고, 또 문화를 꽃피워나갔다. '불과 부뚜막의 여신' 헤스티아가 집안의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가장 먼저 제물을 받는 영예를 누리는 것은 이런 고대 생활상이 투영된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불이 있으면 저절로 모여든다. 헤스티아와 같이 자존감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그렇다. 굳이 자신을 나타내지 않아도 존재가 알려지고 이름이 절로 높아진다.
꽃은 숨길 수 있어도 향기는 숨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에 자존심이 센 사람은 고슴도치와도 같다. 자존심을 꼿꼿이 세울수록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보다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자존감은 자존심보다 강하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것은 변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다. 온화한 헤스티아의 높은 자존감은 천하 영웅들의 굳센 자존심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쉽게 부러지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
실제 역사에서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초나라 영웅 항우와 한나라의 명장 한신의 엇갈린 운명이 좋은 예다. 명문가 출신의 항우는 자존심의 사나이다. 초나라의 명장 항연의 손자인 항우는 키도 훤칠하고 힘도 장사였다.
역발산기개세, 즉 '힘은 산을 뽑아버릴 정도이고, 기운은 온 세상을 덮을 만하다'는 유명한 표현은 항우의 트레이드 마크다. 가문도 좋고 실력도 출중한 항우는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으로 군사를 일으켜 삽시간에 온 천하를 석권했다.
항우는 사면초가에 싸여 최후를 맞기까지 7년 동안 7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하 전투에서 일생에 처음으로 패배를 당하자 굴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결했다.
굽힐 줄 모르는 항우의 자존심이 단 한 번의 패배로 뚝 부러지고만 것이다. <사기>는 도피하여 연명하기보다 죽음을 택하는 그의 심경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배를 준비하고 기다리던 부하가 말했다. "어서 강을 건너십시오. 강동 땅이 비록 좁다지만, 땅이 사방 천리나 되며 백성은 수십만입니다. 그곳도 왕 노릇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자 항우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강동의 8천여 장정들을 데리고 강을 건너왔는데, 지금은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설령 강동의 백성들이 나를 왕으로 추대할지라도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보겠는가?"
부하를 다 잃어 시쳇말로 쪽팔려서 못 살겠다는 것이다. 항우의 이런 콧대 높은 자존심은 일생에 단 한 번의 패배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반면에 명장 한신은 이보다 더 노골적인 모욕도 태연히 참아낸다. 한신은 항우와 달리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남의 집에 빌붙어 밥을 얻어먹다 쫓겨날 정도로 고단한 처지였지만 항상 칼을 차고 다닐 정도로 뜻만은 높았다. 밖에서는 남들에게 거지 취급을 받았지만 안으로는 자존감이 충만했던 것이다.
한신이 밥을 빌어먹는 주제에 칼을 차고 다니는게 꼴같잖았는지, 한번은 동네 건달이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사기>의 기록을 보면 이렇다. 한신을 멸시하는 젊은이가 말했다. "네가 비록 몸뚱이가 커서 칼을 차고 다닌다마는 실은 겁쟁이일 뿐이다." 사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주며 이렇게 덧붙였다. "겁쟁이가 아니라면 그 칼로 나를 찌르고, 그럴 용기가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라." 이에 한신은 잠시 그를 쳐다보다가 몸을 구부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갔다. 이를 본 구경꾼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시장거리의 모든 사람들은 한신을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모든 사람이 그를 갈봤지만 한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다. 보석에 흙이 묻었다고 보석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그는 자기를 소중한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
한신처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결국에는 남들에게도 높임을 받게 된다. 훗날 한신은 유방을 도와 항우를 무찌르고 천하통일의 일등공신이 된다.
항우와 한신의 엇갈린 명암은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항우처럼 한 번만 굴욕을 당해도 발끈하며 목숨까지 내팽개치지만, 자존감이 큰 사람은 한신처럼 남의 가랑이 밑을 기는 수모를 당해도 툭툭 흙을 털며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그리고 남이 깔보든 말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간다. 누가 뭐래도 나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영웅은 남의 평가에 좌우되지 않는 법이다. 남이 칭찬한다고 자만하지 않고 남이 헐뜯는다고 좌절하지도 않는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논어를 풀이한 책의 제목을 <논어 : 군자는 가슴에 꽃을 달지 않는다>라고 멋지게 지어 붙인 책이 있다. 내 밖을 꾸미려 하지 말고 내 속을 먼저 닦으라는 뜻이라고 한다. 불과 화로의 여신 헤스티아처럼 내면에 자존감이라는 불꽃을 간직한 사람은 굳이 가슴에 꽃을 달아 자신을 과시하려 하지 않는다.
본래의 모습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오늘도 헤스티아 여신은 세상의 번잡과 동떨어진 곳에서 홀로 조용히 불꽃을 사르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엇이 그대를 그리고 분주하게 만드느냐고 묻는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서 섭섭한가? 남들에게 모욕을 당해서 분노가 치미는가? 남들이 깔볼까 봐 신경이 쓰이는가?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가?
헤스티아는 그런 이들에게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겉은 꾸미지 말고 안을 닦으라고 이야기한다. 남은 남이고, 나는 나일 뿐이다.
남의 평가에 얽매이다 보면 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남을 의식하면 남이 나의 주인이 되고, 나를 존중하면 내가 나의 주인이 된다. 남들의 시선을 바라보지 말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라고 헤스티아는 속삭이고 있다.
헤스티아의 신화 속에는 잘 눈에 띄지 않는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메시지가 들어 있다. 곧 남들의 평가는 내가 그것에 연연할 때만 나에게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내가 마음을 주지 않으면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여기에 헤스티아의 놀라온 평온의 비밀이 숨어 있다.
미국의 작가 맥스 루카도의 <아주 특별한 선물 : 작은 나무사람 펀치넬로 이야기>도 같은 비밀을 알려준다. 남들의 평가는 내가 그것을 중요하게 받아들일 때에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펀치넬로 이야기는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나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짧은 동화다.
작은 나무사람들은 서로에게 금빛 별표나 잿빛 점표를 붙여주며 산다. 금빛 별표는 좋다는 뜻이고, 잿빛 점표는 안 좋다는 뜻이다. 항상 잿빛 점표만 받는 펀치넬로는 잘하려고 할수록 실수만 되풀이 한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펀치넬로는 나무사람을 만든 목수인 엘리 아저씨를 찾아갔다가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네가 그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붙는 거야.
남들이 잿빛 점표를 붙이더라도 그것이 나의 소중함을 깎아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붙어 있지 않고 떨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기억하렴. 너는 무엇을 갖고 있고, 무엇을 잘하고, 또 어떻게 꾸미느냐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너이기에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그 말을 듣는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툭 땅으로 떨어졌다. 엘리 아저씨가 펀치넬로에게 들려주는 말은 자존감으로 충만한 여신 헤스티아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이기도 하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남의 시선으로 나를 규정짓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누구처럼 되기 위해, 누구를 닮기 위해 나 자신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것들도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조금도 더하거나 덜게 하지 못한다. '나는 나'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다.
자존심은 남에게 좌우되지만 자존감은 내가 스스로 지키고 키워가는 것이다. 내면에 자존감의 불꽃이 충만한 사람은 굳이 가슴에 꽃을 달지 않는다. 아직도 남들이 나에게 덕지덕지 붙여놓은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 있는가.
'Realiz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의 매력을 상승시키는 글래머 위치크래프트 (0) | 2020.11.14 |
---|---|
베스타(헤스티아)를 모시는 고대로마의 베스탈 여사제 (0) | 2020.11.13 |
7행성에 대응되는 금속/보석 by 마법사의 책 (0) | 2020.11.12 |
점성학적 황도12궁 대주기와 아르바텔의 서의 7행성 490년 통치기간 (0) | 2020.11.11 |
키네식스 마법(Kinesics Magic) : 오대원소의 힘을 일으키는 방법 (0) | 2020.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