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유기가 먼저 존재했을까요, 아니면 제천대성이 먼저 존재했을까요?
“근데 『오즈의 마법사』라면 비교적 최근 작품 아닌가요?”
“제 기억이 맞다면 1900년에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역시 상아 언니, 모르는 게 없다니까.”
이지혜가 엄지를 들었다. 정희원이 다시 말했다.
“근데 그럼 뭔가 말이 안 되잖아요. 고작해야 백 년밖에 안 된 세계인데······
현성 씨한텐 ‘강철의 주인’이 그보다 더 오래된 성좌라고 들었거든요.”
“희원 씨 말이 맞습니다.”
타당한 의문이었다. 모든 설화는 곧 존재를 구성한다.
그런데 그 존재를 구성하는 설화의 연식이 짧으니 의문이 들 수밖에.
“혹시 『서유기』에서는 어떠셨습니까?”
“네?”
“『서유기』가 먼저 존재했을까요, 아니면 제천대성이 먼저 존재했을까요?”
그 말에 일행들이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강철의 주인’도 이야기되기 전부터 존재했을 거란 뜻이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뭐야 그게.”
말 그대로다.
일단 설화화가 되어버린 존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연식이 조금씩 불투명해진다.
비록 성좌의 시작이 근원 설화였다 해도,
그 근원 설화조차 시간의 경과와 함께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이다.
- 전지적 독자 시점 에피소드 87 강철의 심장 (2) -
내가 알기로 <오즈>의 근원 설화는 『오즈의 마법사』다.
그런데, 그 근원을 이루는 설화가 바뀌었다.
그것도, 999회차의 이야기로.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했지만, 짐작이 가는 것은 있었다.
어떤 설화의 근원이 바뀌었다는 게 뜻하는 바는 명백하니까.
- 전지적 독자 시점 에피소드 88 신화급 성좌 (3) -
중요한 부분을 지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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