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것도 재능이 넘쳐나는 바람에 생긴 고뇌일까?

속으로는 카츠야의 이야기를 해석하고 요약하고 대응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슬쩍 황당해했다.
(아하. 즉, 기본적으로 자기가 노력하면 뭐든지 잘된다고 생각했고,
그런데도 안 되는 일이 계속되는 바람에 풀이 죽은 거구나.
자신감이 너무 넘치네.)
재능도 성과도 그렇게 강한 자신감이 생길 정도로 진짜배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쌓이는 바람에 그 성과를 무의식중에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된 시점에서, 과도하게 강해진 자신감이 본인에게 해를 끼치기 시작했다.
셰릴은 그렇게 추측했다.
(동료들이 따른다는 것도, 그런 이유인 거겠지.
따르는 수준을 넘어서 이미 의존하는 거겠지만.)
위험한 헌터 활동, 거듭되는 궁지 속에서 자신과 동료를 고무시키기 위해
큰소리치고, 천부적인 재능으로 그것을 실현했다.
사람들을 돕고, 사람들이 기뻐하고, 사람들을 구하고, 사람들이 의지하고,
사람들이 부응하고, 사람들이 원한다.
공포를 잊기 위해서, 희망을 찾기 위해서, 사람들은 바란다.
이 사람만 있으면 괜찮다고.
(이것도 재능이 넘쳐나는 바람에 생긴 고뇌일까?)
자신감과 책임감이 너무 강하고, 그것에 부응할 수 있는 재능도 있다.
결과는 내놓고, 기대받고,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성과를 요구한다.
그리고 마침내 요구가 재능을 추월하고 말았다.
본인의 실력으로는 다 구하지 못할 정도로,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말았다.
셰릴은 그렇게 추측했다.
(동료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거겠지만,
그보다도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너무 후회하는 거야.
하지만 그건 자기라면 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는 뜻이잖아.)
죽을힘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고도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다.
원래라면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아주 작은 실수로 죽게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본인의 책임감도 맞물려 후회도 크다.
셰릴은 그렇게 생각했다.
(생략)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그만큼 후회와 자기혐오 속에 틀어박혀 두 사람을 걱정시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야 한쪽에서 죽은 동료들이 보인다.
하지만 카츠야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구할 수 없었으니까, 당연히 끔찍하게 원망할 것이다.
그런 착각이 죽은 동료들의 얼굴을 원망스러운 분위기로 바꿨다.
구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무의식중에 비난받기를 원했고,
죽은 동료들의 허상을 보여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비난하게 했다.
더는 동료를 잃기 싫다는 마음이 동료를 더 만들지 않게 하려고, 자신을 고립시키려고 했다.
시야에 비친 동료들의 환상이 전부 자신의 착각과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자신의 약한 마음이 죽은 동료들을 악령으로 둔갑시켰다.
카츠야는 그렇게 확인하고, 인식을 바꿨다.
죽은 동료들이 카츠야가 죽기를 바랄 리가 없다.
바라더라도, 살아있는 동료들을 두고 그쪽으로 갈 수 없다.
미안해. 미안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시야에 비친 동료들이 웃고 있었다.
그러면 된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사라졌다.
카츠야가 후련해진 듯이 웃는다.
그것은 유미나와 아이리가 넋을 잃을 정도로 오랜만에 보여주는 웃음이었다.
그리고 카츠야는 다시 셰릴에게 단호하게 선언했다.
"잊지 않아. 언제까지고 기억하겠어."
그 자리에는 슬픔과 후회를 받아들이고 웃으며 앞을 보는 자가 있었다.
(생략)
새하얀 세계에서 소녀가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실재하는 것이라도 그것을 보는 자의 인식에 따라 정보가 보완되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실재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게 맞다고 인식하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쓸데없는 짓을 하다니."
인식은, 덧씌워졌다.
- 리빌드 월드 3권 하 -
닥터 셰릴의
원인 진단과 심리치유 과정~
그리고 그 너머의 영역에서의 작용
새하얀 공간에서 소녀가 웃고 있었다.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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