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듣지 않는 이상 이해 못할 18세기 성관념중 하나
18세기에 가장 성적인 부위 중에 하나가 다리였다.
다리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가슴을 보이는 것보다도 수치스러운 일.
여성은 신발 가게에서 신발을 신어보지도 않는 시대이다.
K자와 : 18세기의 페티시즘!! '다리를 보이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은 현대와는 상당히 다른 가치관이네요. 당시의 페티시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그 유래는?
진게츠 : 결론부터 말하면 기독교의 가르침에서 왔습니다.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죄악이며 여성은 순결하고 몸가짐을 크게 조심해야 하는 존재. 그러므로 성을 연상시키는 다리를 보이는 것은 '괘씸한 짓'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서양에는 이런 사상이 훨씬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그리스 문화나 그노시스주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18세기는 그 연장이죠. 매춘부 취급을 받을 수도 있어요.
K자와 :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현대의 미니스커트는 지나친 격변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째서 다리가 그렇게 성적인 거죠?
진게츠 : 나라나 종교에 따라서는 지금도 다리를 보이는 것을 삼가야 하는 장소가 많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의 옷의 노출에 난감해 한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으므로 해외여행을 할 때는 주의하시길. 결국 그 정도로 서양은 다리에 민감합니다. 민감하게 느낄 만큼 남성 입장에서 보면 성과 다리가 링크됩니다. 그리고 다리 페티시가 늘어났습니다. 18세기라면 독일의 문호 괴테에 이탈리아의 작가 카사노바. 프랑스라면 작가 드 라 브르통이라거나 괴테는 자주 '여성의 아름다운 다리는 자연의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영국이라면 분명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유혹하고 이뤄진 결혼은 무효'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가구의 다리조차 그 대상이 되어 가죠.
K자와 : 뭐에요. 그게. 심하네.(웃음)
진게츠 : 복식의 관점에서 보면 필연적으로 양말이 성적인 물건이 되는 셈이죠. 이 시대의 귀부인은 거금을 쏟아 부어 실크 양말에 자수나 보석 등을 꿰매어 드레스 옷깃 아래로 살짝 보이는 발목을 어필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일본 화폐로 환산하면 한 켤레에 20만엔(약200만원) 정도 하는 것도 있었다는군요. 이 정도면 거의 승푸 팬티 수준인데요. 팬티를 살짝 보여주는 느낌?
K자와 : 승부 팬티에 20만 엔씩 쓰진 않죠. 어라? 그러고 보니 18세기에는 팬티는...
진게츠 : 입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를 보인다는 것은 그런 뜻이 되는 거죠.
K자와 : 아~ 뭔가 알아버린 느낌이 드네요. 그건 확실히 가슴을 보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지도.
- 경국의 재봉사 로즈 베르탱 4화 -
현대인이 과거인에 대해 이것저것 말하려면
당시 사회와 문화 등을 이해해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고 봐요.
이 마인드는 에노키안을 팔 때 저자들마다의 첨예한 주장들을 구분하는 옥석이 되었네요ㅎ
이런 고증된 역사만화는 달빛지기에게도 많은 역사공부를 시켜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