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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운다고 해서 없애란 뜻은 아니야.

달빛정화 2021. 4. 3. 13:29

그러니까 좀 더, 결계술의 진수에 다가설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줘.

부탁이야.

........

때가 된건가.

좋다. 따라오거라.

뭐야... 이건...?

오래된 것 같은데.

너, 그 상자를 결계로 파괴해봐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했지?

게다가 이 무상함이란 이름...

즉, 마음을 무로 비워 거는 주술이라면 파괴할 수 있게 돼있다...

이거야?

......

거기까지 알아냈으면, 후딱후딱하면 될거 아냐?

그러니까.....

강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그렇게 여기는거 아니냐?

!? 아냐!?

뭐, 틀린건 아니지.

하지만 생각이나 감정은 힘을 끄집어내기 위한 '방아쇠'에 불과해.

긜고 너무 강한 생각이나 감정은... 때론 왜곡된다.

생각과 감정에 따라 이끌려 나온 힘은 반드시 그 영향을 받게 돼있어.

얼마나 위태할지 짐작이 가지? 그 때문에 하는 수행이다.

뭐?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어. 본디 힘은 독립된거야.

방아쇠 따윈 안써야 오히려...

더 강하고 순수하고 안정된 힘을 발휘할 수 있어.

마음을 비운다고 해서 없애란 뜻은 아니야.

요컨데 마음을 고요하게 그 어떤 일에도 술렁이지 않는 상태로 만든다란 뜻이지.

우선은 그것부터. 알아들었으면 가서 해봐.

오케이. 우선 가장 릴렉스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봤다.

자! 마음을 비우자!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느끼지 말고! 새롭게! 조용히!

아마도 투명한 느낌으로! 술렁이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마음...

이건 전혀 비운게 아니잖아~?!

의식을 공중에 띄우고... 시간을 멈춘다.

결! 멸!

됐다!

무상이란 그 어디서도 무언가에게도 일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

- 결계사 24권 -

처음부터 이렇게 할걸 그랬어.

역시 무상을 사용하면 머릿속이 개운해져 생각이 속속 튀어나와 진도가 팍팍 나가...

나한테 어울리는 파트너의 모습...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왜 그래? 시마노.

22대. 무상은 확실히 머리가 맑아지긴 하지만,

완성될 때까진 오래 사용하지 말고 간간이 휴식을 끼워 넣어라.

이유가 뭐지? 평소보다 팍 와닿네요?

좌우조차 감각에 어긋남이 있는 법이지.

그런 어긋남을 이제부터 교정할거야.

근본을 고치지 않으면 무상을 써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