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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이론법칙으로 만든 마법이 왜 작동하나요?

달빛정화 2020. 10. 23. 22:31

 

 

이야기가 일단락되자 에스피리디온이 지금 눈치챘다는 듯이 젠지로에게 관심을 보였따.

 

"응? 젠지로님. 무언가 신경 쓰이는 점이 있으십니까?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동시에 피크리야도 이쪽이 어떻게 나오는지 살피듯이 그 칠흑의 두 눈으로 젠지로를 바라보았다.

이래선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실례라고 느낀 젠지로는 솔직히 품었던 의문을 꺼냈다.

 

"아,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 의문이 생겨서 말이야. 에스피리디온의 말이 맞다면 피크리야의 연구는 몇 군데나 잘못된 곳이 있다고 했었지? 그럼에도 그 법칙에 근거해 짜낸 마법이 주문으로서 올바로 발동하는 건가?"

 

젠지로는 수식을 잘못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올바른 대답을 이끌어 낸 듯한, 그런 위화감을 느꼈다.

젠지로의 의문을 듣고 늙은 현자는 즐겁게 웃더니.

 

"아, 그게 바로 마법어의 성가신 부분입니다. 피크리야의 이론을 거시적 시점에서 보면 틀린 것이지만, 국소적으로는 성립되어 있지요. 마법어 연구로서는 국소적인 이론을 전체의 해로서 결론 내렸기 때문에 정답이 아니지만, 새로운 마법을 만들기 위한 기술로서는 유효한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

 

젠지로는 별로 좋지 못한 자신의 머리를, 늙은 현자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 한계까지 회전시켰다.

 

말하자면 뉴턴역학과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같은 것일까?

뉴턴역학이 올바를 경우, 이론상 어떠한 물체도 가속을 계속하면 언젠가 빛의 속도를 돌파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빛의 속도는 뛰어넘을 수 없다.

즉, 난폭하게 말해 뉴턴역학에는 허점이 있지만, 입자가속장치의 안쪽 등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지구상 물체의 속도 계산은 뉴턴역학에 들어맞는 범위에서 일탈하지 않는다.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틀렸다고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속도를 구할 때, 아직도 뉴턴역학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피크리야의 이론이 틀렸다는 지적과, 그럼에도 마법은 성립한다는 것의 관계도 그런 느낌일 것이라고 젠지로는 일단 이해하기로 했다.

 

 

(중략)

 

늙은 현자는 턱수염에 손을 대고 생각했다.

 

"......그렇군요. 확실히 연구 재료가 되는 마법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마법 연구의 성과는 감춰야 한다는 의식이 애당초 마법 연구의 폐해라는 것인가요. 말씀하시는 바는 이해가 됩니다. 단, 지식은 힘, 지식은 재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몰래 감춘다는 생각도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번 일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피크리야에게 있는데, 어떤가?"

 

 

-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11권 p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