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ize

-1 * -1 = +1

달빛정화 2020. 10. 12. 15:35

 

 

뭐, 라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저건 분명히 폭주하고 있었을 텐데!!

 

그 생각이 이미 낡은 거야, 웨스트코트. 네놈은 10개의 구체에 보이지 않는 다트를 더하고 22개의 선으로 연결해서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런 것(세피로트)은 세계의 일면에 지나지 않거든. 이 아레이스타 크로울리는 완전히 정반대의 나무를 사용해서 세계를 재계산한 거겠지.

 

클리포트라고...? 허수의 세피라에 악마의 이름을 새긴 반대의 나무 아닌가?!

 

충분한 지식과 배려가 있으면 마이너스의 힘도 세계를 말하는 언어로 바뀐다, 그런 거겠지. 네놈에게 있어서의 실패는, 이 젊은이에게는 성공의 발판이었어. 하늘로 올라가는 계딴을 찾는 것도 좋지만, 지옥으로 떨어지는 커다란 구멍을 조사하는 걸로도 방정식은 배울 수 있다고. 베갯맡에서 단테의 신곡을 읽어 주면 어린아이가 벌벌 떠는 것과 마찬가지야. 이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된다, 는거자.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해. 뒷면의 뒷면은 앞면이라는 얘기겠지만, 말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실천에 옮기면 그저 악의 힘들을 불러내서 자멸의 길을 달리게 될 뿐이란 말일세. 그건, 전문지식이 없어도 간편하게 기호를 늘어놓는 것만으로 원하던 기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끌어낼 수 있는 마술의 공작 키트를 만든다, 정교한 보드게임과 비슷한 도구로 안전하고 확실하게 신참을 키운다, 스승도 제자도 익명으로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집합적 회답 장치를 완성시킨다, 라는 그 골자가 파탄하는 거란 말일세! 성서가 번잡한 표현으로 그 진의를 읽어내기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사악의 나무를 도입한 '황금'의 진수는, 그저 복잡함을 더해 가기만 하게 되어 버린다고! 선택된 자만이 알 수 있는, '원전(오리진)'의 사악한 맹독에 뒤범벅된, 방법을 틀린 자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비의를 원한다면 장미십자(로젠 크로이츠)에나 달려가면 돼.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닐 텐데?!

 

그럴까? 무엇이든 발상의 전환이 중요해, -1과 -1을 곱하면 +1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지. 이것만 파악해 두면 사고의 혼란은 일어나지 않아. 플러스로 시작되든 마이너스로 시작되든, 최종적으로는 같은 방향인 플러스 값을 축적해 갈 수 있다고.

 

이미그 머리의 움직임이 입문자용이 아니란 말이야! 긍지 높은 대영제국의 수도, 열강의 본진인 대 런던에 사는 시민들이, 지금도 거스름돈을 계산할 때는 손가락으로 동전을 가리키며 덧셈으로 세고 있다는 것을 모르나? 알겠나? 선진 정점의 런던에서조차 이렇단 말일세. 인간은 누구나 처음에는 문외한이야.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그러니까 그런 데서부터 전부, 우리가 바꾸는 거야. 증기기관이 세계의 흐름을 바꾼 것처럼, 우리가 내놓는 보드게임 같은 공작 키트의 존재가 말이야.

 

(중략)

 

하지만 크로울리의 설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어 버린 이상은, 우리 쪽이야말로 하나하나의 자료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무슨 소리야, 메이더스.

 

GD 타로. 우리 '황금' 사람들이 완성시킨 배열이긴 하지만, 성공자 크로울리는 22장의 배열을 부정한 채 '천사의 힘(텔레즈마)'의 소환을 성공시켰어. 즉 그가 제창하는 '잘못된 배열'이야말로 진리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단 말이야. 다시 한 번 웨스트의 전통을 꼼꼼하게 조사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뜻이지.

 

(중략)

 

'황금'에서는 세계의 진리를 보여 주는 통일된 이론의 해명을 진행하고 '위대한 존재'의 발자취를 더듬음으로써 기적의 종류가 미리 정해져 있는 성서와 달리, 영원히 이어지며 끝이 보이지 않는 공작 키트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어요. 위험한 말의 바다인 마도서보다도, 같은 시대 같은 인간이 자아내는 친숙한 지식의 맥동을. 부인들의 뜨개바늘이나 재봉 세트처럼 가까이에 있고, 화가나 조각가의 도구 같은 본격적인 사양. 마도서의 '원전(오리진)'처럼 지나치게 괴리된 이론을 갑자기 전부 때려부어 지식의 맹독이 머리를 파괴해 버리는게 아니라, 천천히 하나하나 자신의 말로 '단차' 없이 마술을 이해해 갈 수 있는, 어린애에서부터 어른까지 입문하기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정교한 보드게임을 참고로. 그래요, 긴 시간을 들여서 난해한 C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화면 속의 퍼즐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개발 툴처럼, 말이에요.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신약 18권 P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