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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크롤리에 수록된 문차일드중 마법대전

달빛정화 2020. 8. 5. 13:14

 

아래 내용은 문차일드 챕터12 하단부의 내용이다.

 

https://chestofbooks.com/novel/Aleister-Crowley/Moonchild/chapter12.html

 

참고삼아 볼 것!

 

 

.....그런데 마침 게이츠 자신은 훨씬 강력한 공격을 개시하여 백마법사들과의 마법적 링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시작했던 참이었다.

머물던 탑 근처의 언덕길에서 비둘기떼를 발견한 그는 옥수수알을 뿌리면서 비둘기들을 유혹하여,

곧 사흘 이내로 그것들은 게이츠의 손에서 모이를 받아먹을 정도로 그를 신뢰하게 되었다.

게이츠는 비둘기들을 그렇게 계속 길들여 급기야 그를 알아보고는 따라오도록 만들기까지 했다.

그러다 일주일 후 그는 바로 문제의 백마법사들이 사는 집 앞 정원에 단 한명의 순찰 요원만이 있을 때를 틈타 담너머로 옥수수알을 던져 넣었고 비둘기들은 담을 넘어 날아가 그 정원에서 옥수수알을 쪼아 먹었다.

물론 순찰을 돌던 백마법사는 이것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나오는 복된 기운이 이 정원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지. 꽃은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도 아름답게 피고 대자연의 피조물들은 여기에서 쉴 곳을 구하는구나.

저것들은 우리의 순수함과 선량한 인품을 본능적으로 느끼고는 이 정원의 테라스를 찾는게야'라고 그 백마법사는 순진하게 뇌까릴 뿐이었다.

 

이윽고 게이츠가 자리를 옮기자 비둘기들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그는 모퉁이를 하나 돌아서 땅바닥의 다소 움푹 팬 구덩이에다 남아 있는 옥수수알을 전부 던져 넣었고 비둘기들도 그걸 쪼아 먹으러 구덩이로 들어갔다.

그 순간 게이츠는 잽싸게 그물을 씌워 반 다스나 되는 비둘기들을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상당한 성과였다. 백마법사들이 사는 거주 지역에서 모이를 먹었던 동물들을 수중에 넣은 이상 공명 마법으로 그들을 공격하기는 훨씬 쉬워진 것이다.

마침 잡힌 비둘기들의 3분의 2는 수컷이었으나 공교롭게도 공격 대상의 백마법사들은 4명의 여자, 그리고 겨우 2명이 남성이어서 수가 맞지 않았다.

어쨌든 비둘기는 점성학적으로 여성적인 행성인 비너스(금성)의 지배를 받으므로 비둘기 중 수컷을 포함한 4마리는 백마법사들 중 여자 회원들과 동일시하기로 결정되었다.

비둘기들의 목에는 이에 따라 각기 리본이 매어졌고 리본에는 백마법사들의 이름이 씌어진 다음 한 차례의 마법 제식이 올려진 뒤 게이츠는 비로소 공격을 개시했다.

 

비둘기들이 공격 대상과 충분히 동일화되었다고 판단한 게이츠는 비둘기들의 혀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다음날 아침, 탑에서 백마법사들의 저택을 내려다본 게이츠는 백마법사들 중 한 명인 클라라 자매가 그녀의 제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내는 걸 보고는 즐거워 했다.

심지어 그녀의 격앙된 목소리조차 희미하게 탑까지 들려올 정도였다.

 

그러나 백마법사들의 지도자인 오노프리오 형제는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이런 범상치 않은 일들을 보고 무언가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클라라 자매를 조용히 불러 권위가 담긴 음성으로 질문했다.

 

"자매여, 그대는 그대에게 내려진 침묵의 계율을 잊지 않았을 텐데? 지금 그런 언행은 무슨 이유로 기인하는 것이오?"

"집 안이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클라라 자매는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라이엘은 무슨 옴이라도 오른 듯이 난리를 치고, 남자애들은 아침에 만나는 사람마다 건방지게 놀려 대는데다, 여자애들은 전례없이 뻔뻔하게 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내 관할 사항이 아니오? 이 집의 안녕과 방어를 담당하는 것은 바로 나이니."

 

순간 클라라 자매는 화들짝 놀랐따.

그러고 보니 그녀에게는 그때까지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대책을 마련하겠소."

 

오노프리오 형제는 말을 이었다.

 

"당신은 오늘 해질녘부터 이레 동안 침묵의 고행에 들어가시오. 신들께 기원을 드릴 때 이외에는 말을 입 밖에 내서는 안 되오. 남자애들에게는 내가 경고하겠소. 당신은 일라이엘과 여자애들에게 주의를 주시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곧바로 오노프리오 형제는 신탁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가 마법을 행하는데 쓰는 밀실로 들어갔다.

본능적으로 그는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신탁조차도 이상하게 명쾌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그가 신탁을 ㄱ ㅜ하는 데 즐겨 쓰던 기법은 22가지 상형문자가 그려진 저 신비한 카드 타로였으며 언제나 그는 이 카드로 모든 숨겨진 일들을 간파해 내곤 했다.

그런데 이번만은 카드가 주는 단 1가지 답변에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신탁을 구한 질문은 4가지(무엇이 문제인가? 누가 이 문제를 조장하고 있는가? 문제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였으나 카드의 대답은 단 1가지, 바벨탑의 전설이 담긴 14번째 카드 '벼락맞은 탑'이었다.

도데체 어떻게 이 하나의 상징이 4 질문을 모두 답변할 수 있단 말인가?

오노프리오 형제는 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 게이츠는 다음날 그가 고춧가루를 먹였던 비둘기들의 혀가 쪼그라든 것을 발견하고는 그의 공격이 발각되었음을 알아채고 공격수단을 바꾸어 휘발성 화학물질인 에테르를 솜에 적셔서는 비둘기들을 질식시켰다.

문제의 저택에서는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공격 대상인 6명의 식구들은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며 숨막혀 몸부림쳤다.

이들 중 비교적 상태가 덜한 클라라 자매는 누군가가 마법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채고는 오노프리오 형제에게 달려갔고,

오노프리오 형제는 황급히 모든 식구들을 자신의 마법으로 보호되는 밀실에 모이게 했다.

이들이 마법으로 방어막이 둘린 방에 들어서자마자 곧 증세는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마침 오노프리오 형제가 숨막혀 괴로워하는 소년 중 한 명을 부축하고 마법의 밀실로 데리고 갈 때 그의 시야에 문제의 탑이 들어왔고 순간 그의 뇌리에는 타로카드의 탑은 단순히 상징이 아닌 실제의 탑을 가리키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곧장 정원으로 달려가 탑을 올려다보자 거기에는 한 사나이(게이츠)가 있었고 그 자는 명백하게 저택에서 생기는 일들을 유심히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ㅡ때 오노프리오 형제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언지 깨달았다.

 

문제의 14번째 타로 카드는 탑이 벼락을 맞아 폭발하면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오노프리오 형제는 즐겁게 웃었다.

타로의 지혜는 이것으로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4가지 질문의 해답은 정말로 하나가 아닌가!

 

이렇게 문제의 근원이 어디인지 밝혀낸 오노프리오 형제는 곧 그의 마법으로 반격하고 결국 흑마법사 게이츠는 14번째 타로 카드의 장면 그대로 탑에서 떨어져서 머리가 깨져 죽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