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매일같이 똑같이 되풀이된 비현실적인 세상의 이야기.
이에 스산한 목소리가 답이 되어 돌아왔다.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방구석에 찌들어 살던 네놈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준 이가 누구였을 듯싶더냐?]
‘……?!’
철수88의 사고가 정지되었다.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변해 버린 머릿속.
그 속으로 과거의 기억이 스치듯 지나갔다.
‘설마…….’
만약 이곳이 현실이었다면, 철수88의 낯빛은 새파랗게 질렸으리라.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그저 낙서를 끄적이며 성공한 이를 질투하는 것밖에 없었던 네놈에게…
꿈을 통해 눈을 뜨게 해 준 이는?]
그 말을 통해 철수88은 확신할 수 있었다.
아직 제목조차 정하지 않았던, 웹툰.
그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계속해서 반복된 꿈이었다.
하루하루, 매일같이 똑같이 되풀이된 비현실적인 세상의 이야기.
처음에는 그 같은 현상이 두려웠지만, 나중에는 꿈이 보여 주는 세상에, 그 안에서 흘러가는 서사에 매료되었다.
동시에 자신의 보잘것없는 그림 실력으로나마 꿈속 이야기를 그려 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이후 그는 조금씩 그림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철수88이란 이름으로 첫 작품이 나오게 된 계기였다.
철수88은 지금까지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내 상상력이 아닌… 꿈이 아닌, 누군가의 개입이었다는 소리야?’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그,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돼!’
철수88이 부정할 때 다시 이어진 목소리.
[말이 안 된다라… 그럼 지금 네놈이 다루는 힘은 말이 되는 힘이더냐?]
‘그건…….’
[너 같은 머저리에게 신과 같은 능력을 준 이가 누구일까?]
목소리에는 옅은 웃음기가 배어 있었다.
[이 세계에 네놈이 간섭할 수 있게 된 게 순전히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
이쯤 되니 철수88도 어느 정도 흘러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너, 설마…….’
- 시한부 드래곤의 생존법 284화 -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