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신이시여.
<이런, 신이시여.>
그때 돌연 솔로몬이 탄식을 뱉었다.
치천사가 이상한 수작을 부리는 것을 보고도 무감정했던 그가 저도 모르게 신을 찾았다.
원인은 분명했다. 속도를 천천히 떨어뜨려 가는 룰렛이 그를 탄식하게 했다.
뭐야? 꽝인가?!
아니, 애초에 아직 룰렛이 완전히 멈추지도 않았는데?
그런 정도의 마음을 읽은 듯 솔로몬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본 왕이 이런 뽑기를 얼마나 무수히 해왔을 것 같은가?
점점 떨어지는 속도와 룰렛이 가리킬 방향을 보면 뭐가 걸릴지 미리 알아채는 건 일도 아니지.>
“…… 전 모르겠는데요.”
<하다 보면 돼. 하다 보면. 뭐든 다 하다 보면 느는 법이지.>
그렇게 말하는 솔로몬의 목소리는 20년은 늙은 것 같았다.
왈칵.
도대체 얼마나 룰렛에 시달렸으면 저런 경지에 오른단 말인가.
정도는 너무 공감돼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정도는 앞으로 그를 존경의 의미를 담아 ‘선배’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은 뽑기 선배이자 인생 선배였다.
“많이 위험합니까? 지금 걸릴 악마가 그렇게 약해요?”
솔로몬의 탄식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정도가 그렇게 물었다.
그러나 솔로몬의 대답은 정도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약해? 그건 아니지. 오히려 반대일세. 72 악마 중에서도 강한 편이지.>
“몇 위인데요?”
<32위.>
“강한 편이라면서요? 32위면 절반보다 조금 높은데?”
<허허. 자네는 하나 착각하고 있군.
72 악마의 순위는 강함의 순서가 아니라네.
물론 싱글 넘버쯤 되면 순위에 따라서 강함도 비례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72 악마의 순위는 강한 순서에 크게 의미가 없네.
굳이 의미를 두자면 악마를 세는 단위 정도로 생각하게.>
그렇군. 이렇게 또 상식이 늘어났다.
물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정보였다.
32위라.
그렇게 말해도 솔직히 정도는 모른다.
정도가 알고 있는 순위라고 해봤자 1위인 바알과 꼴등 72위 안드로말리우스 정도?
아니, 정도뿐만 아니라 사람들 대부분이 모를 것이다.
솔로몬의 72 악마가 아무리 유명하다고는 하나 순위와 이름까지 다 외우는 인간이 도대체 어디 있겠나.
악마학과 전공자도 그건 모르겠다!
- 뽑기로 강해진 SSS급 헌터 223화 -
요즘 작가들은 공부 좀 하네요ㅋ